유동성 위기 몰린 현대상선 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자들 어쩌나

      2016.03.31 15:35   수정 : 2016.03.31 15:35기사원문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과거 현대상선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우려가 발생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앞서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하며 수익을 챙겼던 것과 달리 남아있는 대부분의 자금은 개인투자자들로 알려져 손실이 클 전망이다.

■행사가 밑도는 주가..신주인수권 무용지물
3월 31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상선 주가는 전날보다 4.95% 하락한 2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상선 주가는 지난해 8월 800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며 내리막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이 지난해 9월 발행한 4년만기 분리형 BW에 자금을 넣었던 투자자들은 원금보장은 고사하고 손실 가능성까지 발생했다.


해당 상품은 분리형 BW의 공모발행을 재허용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의결된 이후 처음 발행된 것으로 연 7.0%의 이자를 지급한다.

BW는 일정한 이자를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발행한 채권과 일정 가격에 자사의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붙여 발행되는 회사채의 일종이다. 분리형 BW라는 말은 이자 받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을 별도로 거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안정적으로 채권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워런트를 행사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으며 신주인수권만 따로 분리해 팔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청약기간 이틀동안 4조2482억원의 뭉칫돈이 몰리며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과 함께 워런트도 매도가 가능해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현대상선 주가가 곤두박질 치면서 워런트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워런트 행사가격은 현대상선 액면가인 5000원인데, 주가가 액면가를 훨씬 밑돌면서 워런트로 주식을 사면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 됐다. 이마저도 3월 25일 현대상선이 관리종목에 지정돼 신주인수권이 상장폐지되면서 거래가 불가능해졌다.

■채권 원금손실 우려도
설상가상으로 현대상선이 3월 29일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이제는 채권 원리금 손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떨어졌다. 자율협약에 들어가게 되면 채권단의 의지에 따라 BW에 대한 원금 손실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지난해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차익실현, 채권대용 방식 등으로 워런트를 행사해 수익을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1500억원 규모의 워런트 가운데 771억원어치가 지난해 10월에 이미 행사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가 워런트 행사가액 아래로 떨어진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채권 대용납입 방식으로 각각 157억원과 32억원 규모의 워런트를 행사했다.

채권 대용납입은 워런트를 행사할 때 현금으로 주식을 사지 않고 기존 채권가치를 활용해 납입대금을 충당토록 하는 것이다.
대용납입으로 현대상선 BW의 전체 채권가치는 1500억원에서 540억원까지 줄었다. 특히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분리형 BW 재발행에 매력을 느꼈던 개인투자자들과 다수의 기관이 현대상선 BW를 매입했다"며 "아직까지 BW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기관은 이미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실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