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담배사, 한정판이라더니.. 몇달째 계속 팔아 '꼼수영업'

      2016.04.07 18:09   수정 : 2016.04.07 22:18기사원문
'14개비 담배'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 갑에 20개비가 들어 있는 담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14개비 담배는 담뱃세 인상으로 '금연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특정 외산 담배업체가 한정판이라던 해당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해 '꼼수영업'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담배 포장을 20개비로 고정하는 법안을 검토하는 한편 '14개비 담배'를 판매하는 담배 제조사 등에 행정지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한정판, 반응 좋아 판매 유지"

7일 정부와 담배 및 편의점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지난해 1월 1일부터 담뱃세를 인상했으나 당시 일부 외국계 기업(BAT, JTI)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보름 가까이 가격을 동결했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와 재팬 타바코 인터내셔널 코리아(JTI)는 가격요인에 민감한 소비자를 타깃으로 '14개비 소량포장 담배'를 출시했다.

JTI는 지난해 10월 26일부터 2500원짜리 '카멜 블루' 한정판을 출시했고 BAT도 지난해 2월 6일 '던힐 포켓팩 6mg', 6월 '던힐 포켓팩 1mg' 한정판을 갑당 3000원에 출시했다. 당시 '14개비 담배' 출시는 담뱃값 인상을 통한 금연정책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고,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역시 미성년자의 담배 구매를 막기 위해 소량포장 판매를 금지토록 권고하고 있다.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는 '각 당사국은 미성년자의 담배제품 구매비용 부담능력을 높이는 낱개 판매 또는 소량포장 판매를 금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BAT는 출시 당시 한정판이라며 제품을 출시하고도 최근까지 계속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TI는 기존에 생산.유통된 재고물량만 판매하고 추가 주문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BAT 관계자는 "당초 한정판으로 판매했으나 반응이 좋아 판매를 유지 중"이라며 "성인 흡연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하루 담배 소비량이 평균 14개비로 조사돼 14개비 포장 담배를 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BAT는 정부의 금연정책에 반하고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JTI는 3월 중 14개비 포장 담배가 소진됐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까지 일부 편의점에서는 남은 재고를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잇단 논란에 대해 JTI 판매자는 "원칙적으로 담배가격과 상관 없이 청소년 대상 담배 판매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며 "JTI코리아는 담배 패키지 규정에 맞게 '19세 미만 청소년 판매 금지' 문구를 삽입하고 한국담배협회와 함께 청소년 흡연 예방캠페인을 벌이는 등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최선의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14개비 포장 담배 출시가 정부 정책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JTI는 각 국가 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관련 규제가 도입되면 법규정대로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확보 꼼수영업"…정부 "제재 논의 중"

이에 대해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우준향 사무총장은 "소포장 한정판 등 출시를 통해 홍보효과를 누린 꼼수영업"이라며 "소포장 담배 출시는 청소년에게 담배 진입장벽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배회사 입장에서는 소포장 담배 출시가 줄어드는 소비자를 메꾸기 위한 마케팅 기법"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부 담배회사의 소포장 저가 판매상품에 대한 제재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입법적인 조치 또는 행정조치 등 정부 차원의 조치 등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pio@fnnews.com 박인옥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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