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MS·애플 등 러브콜 AI 스타트업들 몸값 뛴다

      2016.04.08 17:56   수정 : 2016.04.08 17:56기사원문
구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 열풍 이후 국내 AI 분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라 AI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 이들 업체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는 자율주행차와 헬스케어, 스마트홈 등의 핵심 DNA가 AI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머신러닝(기계학습)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특화된 벤처캐피털(VC)까지 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선진국보다 2년 이상 뒤처진 AI분야에서 IT 강국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전통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을 통해 일어날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 AI를 둘러싼 핵심기술 확보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 AI분야 M&A 큰손 부상

8일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AI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3억달러(약 3500억원)에 이른다. 이는 2011년 1900만달러(약 220억원)에 비해 1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그러면서 CB인사이트는 삼성이 AI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CB인사이트는 "지난 5년간 삼성이 전 세계 AI 스타트업 M&A 시장에서 네 번째로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은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AI 스타트업 비캐리어스를 비롯해 총 10곳 이상의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인종 부사장은 지난달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AI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M&A 대상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명VC, AI 스타트업 투자 확대

국내 VC업체들도 AI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루닛과 스캐터랩, 토모큐브 등에 각각 10억~2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케이큐브벤처스와 본엔젤스도 루닛을 포함해 뷰노, 솔리드웨어, 유비파이, 스탠다임 등에 초기투자를 진행했다. 또 IT 기술전문 스타트업인 컴퍼니 빌더인 퓨처플레이는 위버플, 코노랩스, 플런티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최근 구글캠퍼스에 입주한 '피스컬노트'의 핵심 경쟁력도 머신러닝이다. 피스컬노트는 미국의 연방 및 50개에 이르는 주정부의 공개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제공하는 것은 물론 각종 법안의 통과를 예측하고 해당 의원의 성향 등을 분석해 관련기업의 규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주고 있다.

AI 등 인지과학 분야 전문 VC인 코그니티브 인베스트먼트 이희우 대표는 "우리보다 AI 분야에서 앞서 있는 일본을 오가며 로보어드바이저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AI 스타트업 육성과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GM 등 전통제조업체도 AI스타트업 인수 활발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선진국에서는 구글과 MS 등 IT기업뿐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자동차 등 글로벌 제조업체들도 AI 스타트업 인수 및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를 비롯해 수많은 AI 스타트업을 사들이고 있으며 MS도 최근 영국 AI 스타트업 스위프트키를 거액에 인수했다. 이들의 신성장동력인 자율주행차나 개인비서의 핵심 기술이 AI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요타는 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AI연구센터를 세운 데 이어 최근에는 MS와 공동으로 550만달러(약 64억원) 규모의 빅데이터 연구소를 추가로 설립했다.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AI 등 지능정보기술 연구에 돌입했다. 연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네이버가 30여억원씩 출자하고 우수한 연구인력을 파견하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가 세워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강윤 한국IBM 왓슨사업부 상무는 "국내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역량을 키우려는 성향이 강한 것 같다"며 "국내 외에 딥러닝 등 AI 분야 스타트업들의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적극 인수해 AI 선도기업으로 올라서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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