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가 은행의 종말 가져올까? 핀테크를 보는 두 가지 시각

      2016.04.13 15:33   수정 : 2016.04.13 15:35기사원문
영국의 금융시작 분석가인 크리스 스키너는 최근 저서 '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 에서 정보통신(IT) 기술 발달이 전통적 은행의 모습 전반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게이츠 역시 미래의 은행은 '은행 없는 은행'이 될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반면 은행 역시 환경 변화에 발맞춰 IT기술을 흡수해 진화해 나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금융과 기술의 결합을 뜻하는 핀테크가 새로운 금융의 출현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심윤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13일 '핀테크의 미래에 대한 상반된 시각 공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은행의 미래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소개했다.


먼저 핀테크가 은행의 역할을 축소 시킬 것이라는 견해다.

심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씨티그룹은 '디지털 파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핀테크 성장으로 기존은행 인력규모가 2025년까지 약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점업무 자동화, 모바일뱅킹 활성화로 인해 지점이 줄고 핀테크 경쟁심화에 대응해 은행이 조직을 슬림화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핀테크 투자금 대부분이 대출 및 지급결제 분야로 집중되고 있어 향후 은행의 역할이 축소될 전망이다. 현재 대출은 은행의 핵심 수익원이다.

심 연구원은 "저금리 환경 하에서 기존 은행산업 수익의 절반 이상(56%)를 차지하는 대출 경쟁심화로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면 은행 수익성도 악화될 전망"이라며 "최근 6년간 핀테크에 유입된 190억 달러 중 대출사업부문(46%), 지급결제부분(23%) 등 총 73%가 개인과 중소기업(SME) 금융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직까지 핀테크의 위협에 대한 뚜렷한 실체가 없으며, 기존 금융사들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핀테크의 75% 가량이 지급결제, 소비자대출 등에 집중돼 있으나 기존은행의 주력사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급결제 부문은 은행 수입의 7% 가량에 불과하고, 핀테크가 주력하는 고위험 소비자 대출은 은행의 주력 사업이 아니다.

중금리를 내세우며 최근 확장하고 있는 개인간 대출(P2P)의 경우도 전세계 대출 시장의 약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동시에 대형 금융사들도 기술 발전으로 인한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전체 인력의 25%에 달하는 9000명의 기술인력을 고용하며 금융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이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IT기업 기술인력보다 많은 숫자다.


심 연구원은 "핀테크가 소비자금융 수입의 2~3%만 차지하는 미국, 유럽과 달리 중국의 경우 전자상거래 판매의 96%가 은행의 중개 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핀테크 영향이 국가별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만큼 국내 금융사도 기술인력 확충, 조직 유연성 제고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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