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들의 플레이에 반했어요"..KPGA코리안투어에 갤러리 몰려

      2016.04.24 15:59   수정 : 2016.04.24 15:59기사원문

포천(경기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남자 선수들의 기량이 이렇게 출중한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24일 경기도 포천 대유 몽베르CC 브렝땅-에떼코스(파72·7126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 최종 라운드를 관전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자영업자 K씨는 남자 선수들의 다이내믹한 플레이에 연신 혀를 내두른다. 서울 광진구에서 가족과 함께 대회장을 찾았다는 그는 "그동안 솔직이 남자보다는 여자 선수들에게 관심이 더 많았다"며 "아내의 청을 받아 들여 이번에 처음으로 남자대회 갤러리를 했는데 여자투어와는 다른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호쾌한 장타는 기본이고 트러블샷 등 기술적 부문에서 여자 선수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아내는 모처럼 눈이 호강을 했다고 즐거워했다"고 덧붙였다.

K씨의 평가는 시즌 개막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스코어로 충분히 입증되었다. 대회 코스인 몽베르CC는 주말 골퍼들 사이에서는 몽베르가 아니라 '몸버려'로 통하는 곳이다. 그만큼 코스가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곳에서 개최되었던 역대 대회의 우승 스코어를 보면 그 난이도는 충분히 가늠되고도 남는다.
2007년 에이스저축은행몽베르오픈서는 배성철(36) 7언더파 281타, 2008년과 2009년 대회서는 김형성(36·현대자동차), 이승호(30)가 나란히 12언더파 276타, 그리고 작년에 열렸던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서는 허인회(29)가 7언더파 281타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올해 대회는 다르다. 1라운드부터 언더파 스코어가 속출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김대섭(35·NH투자증권)이 코스 레코드 타이인 8언더파 64타를 기록한 것은 서곡에 불과했다. 2라운드서 국가대표 출신인 홍순상(35·다누)과 공태현(22)이 나란히 9언더파 63타를 몰아쳐 코스레코드 신기록을 달성하며 전체 스코어를 견인했다. 그러면서 대회 컷 기준타수는 1언더파 143타였다. 지난해 4오버파 148타보다 무려 5타가 줄어든 것. 대회 개막 이틀전에 비가 내려 작년보다 그린이 다소 소프트해진 이유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그 결과에 선수들도 놀랐다. 디펜딩 챔피언 허인회(29·국군체육부대)는 "선수들의 기량에 깜짝 놀랐다"며 "처음 보는 뉴 페이스들이 수두룩해 조금만 게을리하면 존재감이 없어질 것 같다는 위기감마저 든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허인회는 2라운드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고도 첫날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1타 차이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가장 큰 원동력은 뭘까. 전문가들은 선수들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선수들도 이에 동의한다. 무엇 보다도 3부 투어인 프론티어투어와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의 활성화다. 양 투어는 연간 각각 12개의 대회를 치르고 있는데 언더파 스코어가 아니면 예선통과가 어려울 정도다. 프론티어투어의 출전자격은 준회원, 아마마추어(KPGA 프로지망생), 타 투어 프로(해외 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2013년 KPGA코리안투어 신인왕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은 2011년 이 투어 상금왕 출신이다.

정회원 및 준회원, KPGA 코리안투어 시드 선수 중 QT 통과자 등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챌린지투어는 1999년 출범 이후 그야말로 '스타 산실'의 요람이다. 배상문(30), 김형성, 국내 5승의 김형태(39), 김대현(28·캘러웨이), 최호성(43), 2014년 군산CC오픈 우승자 주흥철(35) 등이 챌린지 투어가 배출한 스타 플레이어다. 지난해 챌린지투어 상금왕 조병민(27·선우팜)은 올 시즌 가장 기대가 되는 루키다.
조병민은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Q스쿨을 25위로 통과해 올 시즌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약할 예정이다.

김대현은 "예전과 다른 과학적 훈련과 체계적 웨이트, 그리고 세계무대로 진출하려는 목표가 어우러져 나타난 현상이다"며 "후배들이 이렇게 치고 올라 오면서 선배 입장에서 긴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6년 동부화재프로미오픈 우승자 최진호는 "일단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투어 대회 수가 많지 않다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기보다는 준비하는 자세로 더욱 정진한 것이 현재의 기량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golf@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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