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퍼스트 '태국', 한국 ICT 산업에 '기회의 땅'으로 부상

      2016.05.04 15:02   수정 : 2016.05.04 15:02기사원문


【방콕(태국)=김학재 기자】 #방콕 번화가 쇼핑몰 시암파라곤 내 카페에서 일하는 티라윳 퐁파(22)는 쉬는 시간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1년전 스마트폰을 구매한 티라윳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라인을 설치했다. 주변 사람 90% 이상이 라인을 쓰고 있어 자연스럽게 라인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이 이뤄진다. 귀가길엔 라인뮤직으로 음악을 듣는다. 티라윳은 "메신저 외에도 게임과 맛집 앱도 깔아 많이 이용한다"며 "인터넷 속도가 느릴 때도 있지만 스마트폰을 자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의 허브 '태국'이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공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떠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선통신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지만, 이동통신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충실해 태국인들이 생활에는 모바일 서비스가 일상화돼 있다. 이 때문에 태국인들의 일상생활에는 모바일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이 때문에 세계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국내 ICT 기업들의 태국시장 진출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미 한국 모바일게임은 태국 시장에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한국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의 태국 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 태국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한국 ICT 서비스의 태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어 태국이 한국 ICT 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퍼스트 태국 시장
4일 ICT 업계에 따르면 태국은 PC 보급률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모바일 퍼스트 국가로, 전체 인구의 60%에 달하는 약 4000만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태국의 모바일 사용자 규모는 전체 인구의 73%인 5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모바일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을 매일 사용하는 태국인은 약 2200만명, 엔터테인먼트 앱의 경우 1400만명, 쇼핑 앱은 약 600만명이다. 태국 스마트폰 사용자 중 2400만명, 태국 인구의 약 36% 정도는 모바일 앱을 매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4세대(4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예정돼, 현지 이동통신회사들이 본격 4G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빠른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소셜미디어, 온라인 구매, 온라인 교육서비스 등의 IT 서비스산업 발달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인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앱의 90%는 외국에서 개발된 앱이란 점에서 국내 ICT 기업을 비롯한 스타트업의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페이스북과 라인, 유튜브, 구글 맵, 인스타그램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태국 내 자체개발 앱은 10%에 불과하지만 식당정보 검색과 라디오청취, 영어사전 앱 등이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태국시장서 성공 예약한 韓기업도 증가세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라인은 태국의 국민메신저로 불릴 만큼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이미 성공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태국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서비스 '코미코'를 태국시장에 출시했고 CJ E&M은 태국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태국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모바일 게임사 네시삼십삼분(4:33)은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영웅'을 태국시장에 출시해 하루만에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콘텐츠 마케팅 플랫폼 기업 옐로스토리는 콘텐츠 마케팅 서비스 브랜드 '레뷰'의 공개시범서비스(OBT)를 태국에서 펼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태국상공회의소와 스타트업간 교류증진 등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관가에서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태국에선 스타트업 육성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태국 진출 시도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태국 스타트업에 조성된 펀딩규모가 8억6500만 달러로 3년전 210만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뚜렷하게 정착한 한국 기업들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동남아의 허브 역할을 하는 태국의 입지로 볼때 '모바일 퍼스트' 문화를 가진 태국시장의 잠재력은 한국 ICT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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