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重 자구안 승인.. 조선업 구조조정 본격화

      2016.06.01 22:48   수정 : 2016.06.01 22:48기사원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아 본격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 연내 매각 등 자산매각,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2018년까지 3조5000억원, 삼성중공업도 거제삼성호텔 매각 등을 포함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해 잠정 승인 확정 통보를 받았다. 조선 빅3 중 최초다.

하나은행 그룹여신담당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의미 있는 자구계획을 제출했다는 평가를 내렸다"며 "실사가 끝나면 보강 요구를 할 수도 있겠지만, 해외수주와 국가경제 등을 고려해 자구계획안대로 시행토록 회사 측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3일부터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8주 일정의 경영진단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이 제출한 자구계획에는 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인 유가증권이나 울산 현대백화점 앞 부지, 울산 조선소 기숙사 매각 등 자산 처분 외에 지게차.태양광.로봇 등 사업 분야 분사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임금 반납과 연장근로 폐지, 비핵심업무 아웃소싱, 인력 조정 계획도 들어 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을 연내 매각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2018년까지 현재 8조5000억원(연결기준 13조원)가량인 차입금을 2조원 이상 줄여 6조원대로 낮추고, 부채비율도 134%(연결 기준 218%)에서 10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보완 제출한 자구안을 지난달 31일 잠정 승인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7일 산은에 자구계획을 제출했으나, 자구안 내용이 미흡해 보완을 요구받았다. 새로 제출된 자구안은 총 1조5000억원 규모로, 거제도 삼성호텔과 판교 연구개발(R&D)센터, 유가증권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방안을 담았다. 하지만 삼성그룹 등 대주주 지원에 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말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1조8500억원대 자구안을 제출했던 대우조선도 이번에 다시 2조원이 넘는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대우조선은 최근 나온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안을 만들어 2일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채권은행의 자구안 잠정 승인으로 금융여신 등 경영활동이 정상화돼 해외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채권단의 잠정 승인을 받은 자구계획은 차질없이 시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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