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미세먼지 한 티끌이라도 잡아라"..정부에 서민가계 압박 NO!
2016.06.02 15:30
수정 : 2016.06.02 15:30기사원문
경유값이나 고등어, 삼겹살 구이 집 등이 서민가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서민가계를 압박하는 사실상의 증세수단을 사전에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경유값 인상-영세소상공인 부담 안돼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20대국회에서 처음으로 열린 '미세먼지 대책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당은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경유값 인상과 고등어·삼겹살 직화구이집 규제처럼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늘리거나 국민 생활에 불편을 주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당정협의회는 회의전 미리 여러차례 만나 의견교환한 뒤 사실상 정부 정책을 확정 발표하는 '통과의례'였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주로 당이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진석 원내대표가 직접 주재함으로써 정부의 정책 수립에 대한 집권여당의 정책공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당정협의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의 정부 정책 반영도를 높일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정부 정책을 선제적으로 리드해나가야 할 집권 여당으로서 20대국회의 첫 출발점에서 아직 관련 상임위원회 배정 등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생생한 민심을 전달함으로써 서민층의 부담을 최소화하자는 명제에 충실했다는 분석이다.
당은 또 미세먼지 배출원으로 지목되는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제조업 등의 오염물질 배출 시설, 차량 디젤 엔진 등에 대한 '타킷형 대책' 마련을 정부 측에 주문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당은 정부에 미세먼지 배출원으로 심각하게 지적되는 디젤엔진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석탄화력발전소 연료를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고 오염물질처리시설을 개선하며, 일정연한이 지난 노후 화력발전소는 폐쇄하는 등 대책을 검토해줄 것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유값 인상이나 삼겹살 및 생선구이집 등에 대한 규제 강화시 주로 서민과 관련된 분야인 만큼 사실상의 증세 효과를 초래해 가뜩이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까지 낮은 상황에서 세금마저 인상할 경우 조세저항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깔려있다.
또 현재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된 유관 부처간 막바지 종합대책을 놓고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인 만큼 서민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게 여당의 판단이다.
■미세먼지 유입통로 중국과 공동 대응
중국발 스모그나 미세먼지의 한반도 상륙이 빈번한 만큼 한국과 중국간 공동대응 기조를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우리만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는 대규모 미세먼지의 유입통로인 중국내 실질적인 미세먼지 저감에 별다른 정책적 기대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당정은 미세먼지 오염원 저감 사업에 대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금도 중국 5개 도시에서 오염현황을 실시간 공유하지만 자료를 공유하는 도시를 더 확대하고, 충북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미세먼지 오염원 저감 사업을 확대 강화하는 등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은 정부 내 '미세먼지 대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기 정화를 위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첨단기술 개발과 비용절감 연구를 강화할 것도 당부했다.
이밖에 도로·공사장이나 노후차량에서 배출하는 먼지처럼 생활 주변에 있는 다양한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저감 대책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당정은 우선 전국에 산재한 미세먼지 배출 공장에 대해 방진·집진 시설의 보급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미세먼지 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각 오염원 시설별로 정확히 계량화함으로써 '맞춤형 대책' 수립을 유도하는 동시에 부정확한 정보 양산으로 국민 실생활에 피해가 미치지 않도록 하라는 요청도 나왔다.
김 정책위의장은 "중장기적으로 미세먼지 예보능력을 키우기 위해 측정소를 더 확충하겠다"며 "배출원별 노출·위해 정도 등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알려 불필요하게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