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형은행 미쓰비시UFJ "국채 의무매입 자격 반납"

      2016.06.08 16:12   수정 : 2016.06.08 16:12기사원문
일본 대형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일본 국채를 더 이상 의무적으로 매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마이너스 금리로 손실을 더이상 떠안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른 대형 은행들도 동참한다면 파장은 커진다. 일본의 안정적인 국채 발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 대형은행이 반기를 든 것"이라고 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국채시장특별참가자(프라이머리딜러)' 자격을 반납하기 위한 조정을 시작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자국 구조조정 때문에 철수한 사례는 있지만, 일본 금융기관이 자격을 반납하려는 것은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다른 대형은행들도 자격 반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노무라증권 관계자는 "국채의 안정적인 매입을 도운 탑라인이 떠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정책 당국과 거리를 두는 대형은행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마이너스 금리의 추가 인하가 어려워지는 등 일본은행의 금융 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시장특별참가자'는 국채 입찰시 발행 예정금액의 4% 이상을 의무적으로 응찰해야 하는 자격이다. 낙찰 금액도 정해진 비율에 따라 정해진다. 현재 대형은행 및 증권사 등 22개 금융사가 이 자격을 갖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지난 2004년10월 도입했다.

그간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국채 매입을 조금씩 줄여왔다. 국채 총 낙찰액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특별참가자 자격이 있는 22개사 중에 5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올해 3월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일본 국채의 최대 구매자는 은행들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이후 국채가격이 상승(금리는 하락)하면서 매입량을 줄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이 보유한 국채가격은 떨어져 상당한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리스크가 커지면서 매입을 꺼리는 것이다. 또 글로벌 금융규제까지 가해지면서 일본 은행들의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말 기준 229조엔(약 2475조3000억원)으로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이전인 2013년 3월말보다 3% 가량 줄었다.

그러나 올해 2월 도입된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 매입은 리스크를 더 짊어져야 한다. 만기까지 보유해도 손실이 나는 만큼 '손해나는' 국채 매입에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지난 2일 일본 10년 만기 국채 낙찰금리는 -0.092%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일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0.115%다.

실제 지난 3월말 기준 미쓰비시은행을 비롯 일본 3대 대형은행의 국채보유액은 54조엔이다.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대신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액(지난해 기준)이 40년 만에 민간은행을 넘어섰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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