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나이 68세 '어벤저스급 배우' 뭉쳤다
2016.06.08 17:46
수정 : 2016.06.08 22:01기사원문
걸출한 9명의 배우를 한 자리에 모이게 한 건 '한국 연극계 거목'으로 불리는 배우 겸 연출가 고(故) 이해랑(1916~1989) 선생이다.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연진은 물론이고 손진책 연출,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박명성 프로듀서 등 제작진까지 역대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들이 뭉쳤다. 이해랑 선생이 한국 최초로 전막 공연을 올린 '햄릿'을 공연함으로써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의 의미도 더한다.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진책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인 '햄릿'은 인간은 무엇이고 삶이 무엇인지 근원적인 질문을 하는 작품"이라며 "기술로 하는 연기보다 마음으로 하는 진솔한 연기를 통해 관객과 소통자고자 '연기를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무엇보다 '어벤저스급' 출연진이 화제다. 이날 모인 거장들은 "나이와 성별 모두 잊어달라"고 당부했다. 65세에 햄릿을 연기하는 유인촌은 "그동안의 경험과 연륜으로 나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고, 60세에 오필리아를 맡은 윤석화는 "이 나이에 연기 지적을 받으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거투르드 왕비 역을 맡은 손숙은 "외국에선 배불뚝이 오셀로, 대머리 햄릿도 있다"며 "유인촌의 햄릿을 보며 어느 젊은 배우가 저렇게 해낼 수 있을까 싶다. 나이라는 고정관념은 버려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자 배우들이 연기하던 햄릿의 친구 호레이쇼 역을 맡은 김성녀는 "남자 역, 여자 역을 따지기 전에 이 역할의 본질, 하고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