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테러행위.. 유세 취소" 트럼프 "오바마 사임해야"

      2016.06.13 17:55   수정 : 2016.06.13 22:09기사원문



【 뉴욕.서울=정지원 특파원 윤재준 국제뉴스전문기자】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동성애자 나이트클럽에서 12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인질극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최소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희생자 규모는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32명 사망, 30명 부상)를 크게 웃돈다.

특히 총격사건 용의자로 확인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 범행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충성 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총기테러, 대선 쟁점으로 급부상

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오는 11월 실시되는 대선을 포함한 정치권의 주요 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총기규제 강화 여부를 놓고 오바마 정부와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를 주축으로 한 민주당 측과 도널드 트럼프가 앞장서는 공화당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취임 후 대형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지금까지 적어도 15차례나 성명을 내놔야 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올랜도 사건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규정하고, 특히 성소수자를 겨냥한 테러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총기규제를 강화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대선 후보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미국이 국내외로부터의 모든 위협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강인함과 경계심 그리고 현명함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성명에서 이번 총격범을 가리켜 '이슬람 극단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문제 삼으며 두 사람 모두 각각 대통령직,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가 IS를 비롯한 테러집단과의 전쟁에 소극적이라고 비난해왔으며 지난해 프랑스 파리와 미국 샌버너디노 테러가 발생하자 이슬람 신자들에 대한 일시적 미국 입국금지가 필요하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켜왔다.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폭스뉴스채널과 인터뷰에서 이번 총기난사는 미국 전체에 대한 테러공격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온 소극적인 대처를 질타했다.

조지타운대학교의 테러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호프먼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테러범들이 지난해 파리와 샌버너디노 같은 대형 테러로 사회의 양극화를 통한 분열을 노려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지난 2004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을 비난하면서 미국을 추가로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테러가 다시 미국 대선의 주요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규제 문제도 논란 확대 전망

트럼프의 "이슬람 신자들에 대한 일시적인 미국 입국금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서 보듯 이민규제 문제도 이슈로 부상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 공포증'이 미국 사회에 번지게 된다면 대선 민심에 어떤 식으로든 투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총기와 이민 문제가 클린턴과 트럼프에 미칠 영향은 각각 다르다.

총기규제에 있어서는 일단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클린턴은 총기규제 강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총기소지 권리를 옹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힐러리는 앞으로 총기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민 문제에 있어 이번 사건은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기난사 사건으로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불안감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이민자 성향인 트럼프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이번 총기난사로 테러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감이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트럼프 지지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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