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 '킹스 싱어즈' 떠오르면 아재.. '비 보컬' 떠올리면 오빠
2016.06.13 18:28
수정 : 2016.06.13 18:39기사원문
악기 없이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합창하는 노래를 '아카펠라'(A cappella)라고 한다. 흔히 사람의 목소리를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고 하니, 아카펠라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 될 터. 올해는 특히 세계적인 아카펠라 그룹이 잇따라 내한하며 환상적인 하모니를 들려줄 예정이다. 오는 21일 여섯번째 내한공연을 펼치는 최정상의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b-vocal)과 함께 아카펠라의 어원부터 최근 가장 핫한 팀의 매력까지 아카펠라의 이모저모를 짚어봤다.■아카펠라의 어원…기도실 풍으로?
아카펠라의 카펠라는 원래 이탈리아어로 '소(小)성당' 또는 '성당 안의 기도실'을 뜻한다. 16세기 교회음악은 전통적으로 파이프 오르간을 사용했는데 작은 기도실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무반주로 합창곡을 작곡하던 것이 '기도실 풍', 즉 아카펠라의 시작이 됐다.
다만 아카펠라라는 명칭이 그 당시 생겨난 것일 뿐 무반주 합창 형태의 음악은 고대 종교음악이나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에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훨씬 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아카펠라의 영역이 확장된 것은 19세기 부터다. 합창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문 성악가가 아닌 일반인 합창단이 속속 생겨나자 '아카펠라'라고 부르게 됐다. 합창의 개념도 점차 흐릿해졌다. 오늘날 대중에게 익숙한 아카펠라는 4~6명으로 구성된 중창팀에 가깝다. 목소리를 중심으로 하지만 악기를 사용하는 것도 일반화된지 오래다.
■누가 진짜 최정상인가
아카펠라가 대중음악으로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부터다. 1968년 창단한 영국의 '킹스 싱어즈'가 대표적인 1세대 그룹이라면 1987년 데뷔한 스웨덴의 '리얼그룹'은 2세대로 통한다. 21세기 들어서는 다양한 장르와 접목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아카펠라 그룹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저마다 '세계 최정상'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만큼 다양한 스타일의 아카펠라가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있다는 방증이다.
오는 2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스페인 출신의 5인조 '비보컬'의 경우 1997년 결성된 이래 17년간 전 세계 30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칠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12년 스페인 알마 어워즈에서는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스페인을 빛낸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내한해 K팝 메들리를 선보여 국내 팬들에게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기타 소리를 내는 알베르토 마르코는 "한국 관객들은 대단히 적극적이고 열려 있다. 한국을 한번 와본 아티스트라면 매년 한국을 찾고 싶어할 거라고 확신한다"며 "관객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곡을 선호한다.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는 K팝"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쏟아지는 아카펠라
비보컬이 유럽에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나갔다면 '펜타토닉스'는 미국에서 태동했다. 지난 2011년 미국 NBC 아카펠라 오디션 프로그램 '싱 오프(The Sing-Off)' 시즌3의 우승팀으로 2014년과 2015년 그래미 어워즈 아카펠라 부문을 연달아 수상한 실력파다. 펜타토닉스의 첫 작사.작곡 앨범인 '펜타토닉스' 발매 기념 월드투어로 오는 9월 27일 내한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2~3월 한국 투어 공연을 진행한 '내추럴리 세븐' 역시 미국 출신 7인조 그룹으로 흑인 특유의 소울과 그루브를 특징으로 한다. 2000년 데뷔한 이 팀은 프랑스 파리 지하철에서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유튜브에 소개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룹이다. 지난 2014년에는 한국 예능프로그램인 '스타킹'에 출연해 국내에서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작곡가이자 비트박서인 비보컬의 멤버 카를로스 마르코는 "일렉트로닉 뮤직 축제에 주로 초대돼 젊은이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펜타토닉스, 미국 팝 공연과 같은 콘셉트의 내추럴리 세븐 등 재능 많은 스타 그룹들이 많다"며 "아카펠라 그룹들이 점점 더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장르의 아티스트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보컬만의 차별성으로 역동성과 다양한 장르의 레퍼토리를 꼽았다. 카를로스 마르코는 "뛰고 춤추고 유머러스한 공연 스타일, 클래식을 기반으로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K팝 메들리 덕분에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