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지수형 ETF·메자닌펀드.. 큰손도 '금리+α' 안전 투자로 간다
2016.06.22 19:59
수정 : 2016.06.22 22:48기사원문
"부자들의 투자 트렌드는 사모펀드(PEF), 지수형 ETF, 상장지수채권(ETN), 전환사채(CB), 메자닌펀드로 요약할 수 있다."
초저금리.저성장시대가 이어지면서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가 수익 눈높이를 낮춘 역발상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고수익을 추구하며 재산을 급격히 불리기보다는 금리+α를 추구하는 '지키는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또 국내 성장률 및 기업이익 증가율 등이 둔화되면서 주식 등 기초자산 상승에 투자하는 전략만으론 기대수익을 얻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고액자산가들은 인버스 ETF, 롱(매수) 외에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사모펀드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롱 전략이 주를 이루는 공모펀드시장 성장은 둔화되고, 사모펀드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공모펀드 정체…사모펀드 급성장
국내외 시장에 투자하는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 232조9000억원(금융투자협회 기준)에서 2016년 6월 243조4000억원으로 8년 새 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사모펀드는 2008년 126조5000억원에서 2016년 6월 225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77.9% 상승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갈 곳을 잃고 있다. 예금, 주식, 채권, 공모펀드 등 전통적인 재테크 투자자산의 매력도가 낮아서다.
이주상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상무는 "국내 기업 이익증가율이 연 2~3%에 그치면서 국내 증시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국내 부동자금은 1000조원을 넘어서 투자금이 갈 곳을 잃고 있다. 수익이 나는 곳에 들어올 자금은 많다"고 말했다.
1900~2000선을 오르내리는 박스피는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제 무조건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 상승에 투자하지 않는다. 저성장.초저금리로 박스피가 길어지고 채권 투자 등 안전자산 매력도 크게 낮아져서다. 헤지용으로 주가지수 하락 시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F, 헤지펀드 등에 투자해 손실을 줄이고 있다.
박스피가 이어지면서 지수 상승 및 하락 시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투자도 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지수 일별 변동폭의 2배를 추종한다.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 상승하면 레버리지 ETF는 2% 상승하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이어서 바닥에 근접했다는 판단이 들 때 진입하는 전략을 취한다. 반대로 인버스 ETF는 코스피200지수 일별 변동폭의 -1배를 추종한다.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 하락하면 인버스 ETF는 1% 상승한다. 지수 하락을 예상하거나 금융자산 헤지용으로 사용한다.
미래에셋대우 PBClass 도곡지점 강구현 PB는 "요즘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오르내리기 때문에 지수 상방, 하방을 전망하는 것이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성과를 내기 좋다"며 "레버리지, 인버스 ETF를 활용해 지수플레이를 하는 경우 연평균 10~1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자닌펀드 강남 부자들에 인기
우리나라 대표적인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 주변에는 증권사들 PB센터가 11개나 모여 있다. 11개 PB센터는 타워팰리스만 바라보고 영업을 할 정도다. 이 PB센터들은 금융 등 자산 수백억원을 굴리는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A자산가는 금융 및 부동산 등을 포함해 자산이 200억원이 넘는다. B증권사에선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 ETF에 가입했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에서는 지수 등 기초자산가격 상승 시 수익이 나는 상품 등에 가입했다. A자산가는 다른 증권사에서 ELS, 개별 종목 등에 투자하고 있어 헤지용으로도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특히 최근 고액자산가들은 전환사채(CB)나 메자닌펀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메자닌펀드는 채권과 주식의 장점을 모은 전환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다. 투자한 회사채의 안정성을 얻을 수 있고,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투자하는 메자닌펀드도 많이 나오고 있다. 메자닌펀드는 연간 10~15% 수익이 꾸준히 나고 있어 인기가 많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투자자산이 복리의 효과를 누리려면 연평균 5% 이상의 수익이 나야 한다"며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예금, 채권 등의 매력이 낮아지고 있다. 각자의 위험성향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투자자산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