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시장 안정위해 뒷수습 서둘러야"

      2016.06.27 14:29   수정 : 2016.06.27 14:29기사원문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사태를 최대한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다행히 브렉시트 자체의 파괴력은 감당할만한 수준이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발생할 추가 피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린 지식포럼인 아스펜아이디어페스티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을 가라앉히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폭락과 세계증시 혼란을 언급하며 "맹렬하고 잔인하며 즉각적이고 대규모 변동이었지만 공황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자기 일을 해냈으며 시장에 많은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현 상황이 과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남은 과제는 혼란이 재발하지 않게끔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를 위해 EU와 영국 모두 방향성을 갖춘 빠른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유럽과 영국의 정책 담당자들 손에 불확실성의 수준이 좌우될 것이며 이들이 향후 몇 일간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위험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담당자들은 브렉시트 수습 과정에서 가장 일관성 있고, 집중적이며 가능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라가르드 총재의 바람과 달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고 보고 있다.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마무리를 놓고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영국 지도부의 마비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4일 브렉시트 확정 당일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이후 EU 탈퇴를 위한 공식 절차는 차기 정부에서 시작한다고 못박았다. 여당인 보수당은 27일이 넘어서야 경선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보수당과 함께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벌였던 노동당 역시 분열중이다. 25일 일부 노동당 의원들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기하고 코빈 대표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브렉시트 진영의 대표주자인 동시에 차기 영국 총리후보로 떠오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탈퇴 절차 개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EU 6개국 외무장관들은 25일 회의에서 EU 회원국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신속히 영국을 축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다국적 온라인 증권사 이지마켓의 앤서니 다발 시장전략대표는 "지난 주말동안 어떠한 정치적 안정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스코틀랜드의 영국 이탈 문제가 떠오르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 자산운용사 BK자산운용의 캐시 리언 외환전략 상무이사는 브렉시트 진영이 EU 탈퇴 절차를 미루고 있다며 서둘러 탈퇴하지 않으면 파운드화 폭락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파운드화 가치가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24일 폭락사태 보다 더 큰 하락장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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