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빈살만 부왕세자, 경제대국 실현 야심을 꺼내다
2016.06.29 16:46
수정 : 2016.06.29 22:03기사원문
올해 들어 세계 최대 원유 생산 및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 유가가 지난 2014년 중반 이후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현실에 석유가 더 이상 주요 수입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재정 수입의 90%를 원유 판매에 의존하는 사우디 정부의 재정적자는 지난해에 980억달러(약 115조원)로 늘었으며 외환보유액은 1년 사이 1160억달러(약 136조원)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4%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기야 위기감을 느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정부 구조조정과 함께 석유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점차 벗어나고 경제를 다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획인 '비전 2030'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보조금 삭감과 증세, 국영자산 매각 등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2000억리얄(약 63조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가장 크게 주목되는 것은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계획이다.
오는 2018년 상장 계획인 사우디의 돈줄 아람코의 가치는 2조달러(약 2345조원)로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20년 넘게 석유장관을 지내온 알리 알나이미를 경질하고 아람코의 할리드 알팔리 최고경영자(CEO)를 그 자리에 임명했다.
이 같은 사우디 경제정책 변화의 중심에는 모하메드 빈살만 부왕세자가 있다. 빈살만 부왕세자는 지난해 부친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으로부터 국방장관과 경제개발위원회(CEDA) 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외국에서는 그를 모든 것을 다 가진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30세에 불과한 밀레니엄 세대지만 장관과 고문들을 이끌고 있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빈살만 부왕세자의 개혁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도 포함하고 있다. 교육 강화와 적극적인 사회개발을 통해 보다 생산적인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또 눈여겨볼 것은 앞으로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더 증진시킬 것이라고 시사한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여성 130만명의 추가 고용을 목표로 내세웠다.
빈살만 부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2020년이면 석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 주목받았다.
그렇지만 아직 젊은 그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 참신하고 열정적이며 리스크도 감수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