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 관전포인트는 개헌 정족수 확보 여부

      2016.07.10 22:46   수정 : 2016.07.10 22:51기사원문
일본 제 24회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자민당.공명당으로 구성된 연립 여당이 과반을 넘겨 압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숙원이던 평화헌법 9조 개정을 위한 개헌선 확보도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며 동아시아에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생겨날 조짐도 보인다.

10일 NHK가 투표 마감과 동시에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합한 연립 여당은 67~7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선거의 과반 의석(121석 중 61석)을 훌쩍 넘겨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이다.

■NHK "연립여당 압승, 개헌선 확보도 가능"

이번 선거에서는 참의원 총원 242명의 절반인 121석을 새로 선출한다.
아베 총리는 과반인 61석 확보가 이번 선거의 성공을 가늠할 목표라고 밝혀 왔다.

특히 '개헌 4당(자민당.공명당.오사카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이 총 75~85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돼 개헌 발의선에 필요한 의석수인 78석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다고 NHK는 보도했다. 개헌 4당이 78석을 얻으면 개헌 발의선인 전체 참의원의 3분의 2 이상을 점하게 된다.

반면 개헌선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던 야4당(민진당.공산당.사민당.생활당)은 참패할 것으로 예측됐다. NHK는 민진당이 26~32석, 공산당은 5~9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야당은 개헌 저지를 위해 이번 선거에서 54석 이상이 필요했으나 이에 크게 모자른 의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예측된 승리… 개헌 착수할 듯

연립 여당의 압승은 예측돼 왔다.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높고 집권 자민당의 인기가 높다는 점은 선거에 시종일관 유리하게 작용했다. 선거 직전 실시한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36%에 달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10%에 불과했다. 또 지난 4일 NHK의 조사에서는 '아베 정권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6%로 '지지하지 않는다(36%)'는 의견을 크게 앞섰다.

선거 직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일본에서 열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연기한 것도 선거 승리에 영향을 줬다. 내각과 집권당의 인기를 통해 과반은 물론 개헌선에 도달할 정도의 선거 압승을 거둔 것이다.

개헌선 확보로 아베의 숙원이었던 평화헌법 9조(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 수정 가능성이 현실화됐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 2012년 군대 보유 금지조항을 삭제하고, 총리를 최고 지휘관으로 하는 국방군을 만들겠다는 개헌안 초안을 공표한 바 있다. 일본이 이같은 평화헌법 개정에 착수한다면 동북아 갈등 구조에 큰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반대 여론.공명당 설득이 걸림돌

다만 개헌 반대 여론이 여전히 강한 것이 아베 총리에겐 걸림돌이다. 다수의 여론 조사에서 개헌 반대 의견은 찬성보다 10% 이상 우세하게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해 아베 총리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개헌'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기도 했다.


이에 재해때 총리 권한을 강화하는 '긴급사태 조항'과 '환경권' 조문 신설 등 9조에 비해 넓은 공감대를 얻기 쉬운 항목을 내세워 개헌의 저항감을 줄인 뒤, 2차 개헌때 9조 개정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보다 앞서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설득하는 일이 개헌을 위한 1차 과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평화정당을 표방하는 공명당이 9조 개정 등을 놓고 자민당과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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