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금융 지원정책은 한계, 실물 공급정책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2016.07.11 16:04
수정 : 2016.07.11 16:04기사원문
정부의 경제 살리기 방식인 금융 수요정책을 실물 공급정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추가경정 등 단기성 금융 정책으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신산업 공급정책'으로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신산업육성 전국토론회 출범식을 열고 경제하락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신산업 공급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급' '신산업' '종합' 중심 정책 펼쳐야
전경련은 우리 경제는 1990년대 이후 소비와 투자가 꾸준히 하락하며 이미 위기가 시작됐으나 정부 지출과 수출로 버티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들어 정부의 추가 지출은 한계가 있고, 수출 회복도 쉽지 않은 펀더멘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2006년 41조원이던 본원통화가 지난해 120조원까지 늘고 재정지출도 몇년 사이 대폭 증가했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오히려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형 수요정책의 실패라는 지적이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주제발표에서 "우리는 단기적 사이클이 있는 경기의 문제가 아닌 체질적 저성장 경제의 문제"라며 "새로운 주력 산업을 발굴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의 지원정책이 기존산업에 집중되고 여전히 목표가 없는 천수답식 지원에 그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실제 올해 산업부 국고보조금 사업 90개 중 기존산업은 77개, 신산업은 13개이다.
이 부회장은 "기존산업 지원에 쏠려 상대적으로 신산업을 키우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수리답식 맞춤지원으로 신산업을 출산해야 하며 나누기식 단순처방에서 만들기식 종합정책으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은 아마존, 구글, 테슬라, 페이스북 등 첨단산업에서 출산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1990년 이후 새롭게 창업된 10대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말하는 3대 신산업
전경련은 신산업의 3대 방향으로 '하이찬스(High Chance)' '과소공급(Under Supply)' '국가창업' 등을 제시했다.
어려운 하이테크(High Tech) 산업보다 성공이 쉬운 하이찬스 산업, 경쟁이 심한 과잉공급 산업보다 오히려 공급이 부족한 과소공급 산업, 청년·지자체 등이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에서의 국가창업 등을 선정해 추진하자는 것이다.
하이찬스 산업은 수요가 분명하고 비교우위가 있지만 규제에 막혀 있는 산업으로 산지비즈니스, 스마트의료, 자동차 개조 등이 있다. 과소공급 산업은 국내에 없거나 미진한 산업이나 시장 기회가 큰 시니어산업, 농식품 , 해양레저 등이 있다. 국가창업형 산업은 개인이나 기업, 지자체가 단독으로 하기 어려운 산업으로 항공정비(MRO), 바이오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명예연구원은 "당장 규제를 없애면 바로 통하는 한국적 창조 산업이 많다. 엉뚱하고 창조적인 생각을 흡수할 수 있는 기업 토양을 갖춰야 신산업이 태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