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농성 시키고 피서...일상이 된 반올림의 농성
2016.07.14 16:01
수정 : 2016.07.14 16:44기사원문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올림'은 최근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동해로 피서를 가서 촬영한 사진과 "48시간 동안 농성장을 잘 지켜준 '인권재단 사람' 활동가,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며 시작된 농성이 절박함은 사라지고 이제 피서를 갈 정도로 '일상'이 된 것이다.
실제 반올림은 평소에도 당번제 형태로 농성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올림은 이를 위해 '농성장 지킴이'라는 이름으로 대리 농성인을 구하는 문구를 카페 게시판에 게시하고 있다. 반올림 소속 활동가들은 며칠 건너 한 번씩 농성장을 찾고 이들의 빈자리는 다른 단체의 활동가 또는 농성장 지킴이로 불리는 사람들이 돌아가며 채워주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반올림'의 농성이 불법소지가 농후하다는 주장이다.
반올림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자리는 건축법상 '공개공지'이며 소유주는 삼성이다. 농성장이 된 공개용지는 일반인에게 제공된 휴식공간으로, 물건을 쌓거나 통행에 방해되는 물건 등을 설치할 수 없다. 하지만 농성 초기에는 텐트 하나 정도에 불과했던 농성장은 이제 텐트 2~3개 정도 규모로 커졌다. 종종 시위 장소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수익사업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시위 장소도 문제다.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서초 사옥에서 수원디지털시티 본사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올해 1월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조항'에 최종 합의로 농성의 동력을 상실하자 삼성을 비난하기 위한 '시위를 위한 시위'의 장소로 서초동 삼성타운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로 구성된 가족대책위원회 소속의 한 피해자는 지난 5월 편지로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보려는 저희에게 반올림 활동가들은 '그럴 거면 나가라'고 했다. 반올림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없다"면서 "문제가 해결되면 존재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