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 안전성 점검 약속 불구 성난 시위대에 6시간 갇혀

      2016.07.15 20:54   수정 : 2016.07.15 20:54기사원문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사드 배치지역인 경북 성주를 방문, 전자파와 관련해 안전성 점검을 약속했다. 그러나 황 총리는 성난 주민들로부터 계란과 물병에 맞고, 타고 간 미니버스 안에 갇힌 채 6시간30분 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수난을 당했다.

■황 총리 "안전문제 있으면 사드 배치 안해"

이날 오전 황 총리는 헬기를 타고 경북 성주 군부대에 도착해 사드 배치지역을 둘러본 뒤 오전 11시께 성주군청을 찾았다.

황 총리는 성주시청 앞에서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설명회에서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 총리는 "북한이 하루가 멀다 하고 핵 도발을 하고 있다"며 "국가의 안위가 어렵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국가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다시 한 번 충분하게 말씀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역주민들께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주민 여러분들이 지금까지와 같이 아무런 걱정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황 총리는 "어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와 유사한 레이더의 전자파를 검토한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총리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와 유사한 레이더의 전자파를 검토한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자파와 관련해 10번, 100번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총리, 6시간30분 동안 '수난'

황 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정부관계자가 이날 오전 11시35분 청사 정문 앞 계단에 들어서자 곧바로 날계란 2개, 물병 등이 날아들어 황 총리 등에 맞았다.


하지만 20분 가까이 황 총리 설명을 듣던 주민들 사이에서 갑자기 욕설과 함께 정부관계자들 쪽으로 물병 수십 개와 계란, 소금 등이 날아들었다. 황 총리는 셔츠와 양복 상·하의에 계란분비물이 묻은 상태로 주민에게 "사드 배치를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또한 경호원들은 황 총리에게 날아온 물병과 날계란을 우산과 가방으로 막았다.

일부 주민은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뛰어들려다가 경호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군청과 붙어있는 군의회 건물 출입문으로 빠져나온 황 총리 일행은 미니버스에 올라탔으나 바로 주민들에게 둘러싸였다.

주민들은 황 총리 일행이 탄 미니버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주위를 둘러싸고 일부 주민은 미니버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트랙터를 몰고와 길을 막기도 했다.

황 총리 일행은 경찰력이 투입돼 퇴로를 만들면서 경북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주민에 의해 포위된 지 6시간30분만에 빠져나왔다. 앞서 황 총리는 미니버스에서 주민 대표 5명과 협의했다.


협의를 마친 대표는 "황 총리는 사드 배치를 재검토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가 대통령이 온 뒤 심사숙고해 재검토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황 총리가 '재검토' 말을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황 총리는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창립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과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서울에 올라오지 못하는 바람에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서울청사에서 예정됐던 정부업무평가위원 위촉장 수여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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