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당대회 폐막..트럼프 "모든 FTA는 재협상, 불법 이민은 엄격 통제"

      2016.07.22 17:55   수정 : 2016.07.22 17:55기사원문
2016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 미국과 맺은 모든 무역협정에 대해 다시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리즘이 아닌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했고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경제는 보호무역, 안보는 고립주의를 구체화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선거 슬로건처럼 미국을 이끌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21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퀵큰론스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역대 후보 중 가장 긴 75분짜리 수락 연설을 통해 국민이 우려해온 안전의 회복, 그리고 불법 이민자를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민주당을 겨냥해서는 그의 "죽음과 파괴, 테러와 나약함"으로부터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현재 미국이 직면한 문제는 기존의 정치로는 고칠 수 없다며 "내가 정치에 뛰어든 것은 약한 사람들을 힘있는 자들로부터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 행정부 시절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미국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고 포문을 열었다. 클린턴이 지지한 한·미 FTA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언급하기도 했으며 중국에 대해서는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최악의 환율조작국이라며 각나라와 별도의 협상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내년 1월 시작되는 차기 미국 행정부는 한·미 FTA를 비롯한 자유무역 기조를 전면 거부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의 이 같은 입장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경선 때 제기된 것과 공화당 공식 대선 후보로 후보 지명연설에서 언급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 한국은 당연히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논란이 됐던 외국인 이슬람 신자들의 미국 입국 금지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는 "테러와 관련된 나라의 이민자들에게만 (입국금지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트럼프는 "올 들어 지금까지 국경을 넘은 새로운 불법이민 가정의 수가 2015년 전체를 이미 넘어섰다"며 "미국은 통제되지 않은 이민으로부터 구제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내 논란이 되고 있는 폭력 사건과 해외에서 발생한 테러를 의식한듯 '법과 질서의 행사를 통한 안전'을 유난히 강조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 인해 범죄와 폭력, 테러가 늘고 취약해진 국가안보로 쇠퇴했으며 구직을 포기하는 시민들도 증가했다고 질타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이자 경쟁자인 클린턴 전 장관을 대통령이 될 조건을 갖추지 않았으며 워싱턴 정가의 엘리트들과 지나치게 가까워 유권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후보라고 비판했다.

청중들이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e메일 서버 사용 스캔들을 빗대어 "감금하라"라고 외치자 트럼프는 "우리 모두 11월에 그녀를 물리치자"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찬조 연설자 중에 한국계 여성인 리사 신도 있었다.


뉴멕시코주 선거대의원으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한국계 미국인 조직을 결성한 신은 40여년 전 이민 온 자신의 부모의 경험을 소개하며 미국이 기회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님은 미국이 이민자들이 시민이 될 수 있는 나라로 미국식 민주주의에 참여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아메리칸 드림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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