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도 공직자...' 헌재결정, 언론계 관행 변화 예고

      2016.07.28 16:27   수정 : 2016.07.28 16:33기사원문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모두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언론 관행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김영란법이 언론인을 공무원의 범주에 포함(제2조)시키면서 기자와 PD 등도 공무원과 똑같은 청렴의 의무가 부여됐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법정(다수)의견을 통해 “사립학교 관계자 및 언론인이 사회전체에 미치는 영향, 교육과 언론의 공공성과 이를 근거러한 각종 지원을 종합해 보면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공직자에 포함시킨 입법자의 선택은 수긍할 수 있다”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자와 PD를 비롯한 언론사 직원은 앞으로 직무와 관련해서는 단 한푼도 받아서는 안된다. 현금은 물론이고 상품, 숙박, 식사, 혹은 관련 상품권이나 숙박권 등도 금지다.
그간 관행적으로 출입처로부터 제공받았던 취재편의나 식사자리는 앞으로는 대부분 불법이 된다.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대가성이 없어도 직무 연관성만 있으면 처벌대상이다. 설령 처벌을 피하더라도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의례적인 경우나 부조, 경조사비, 공식적인 행사에서 일률적·관례적으로 제공되는 수준이면 허용되지만 그 경우도 식대는 3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을 넘을 수 없다. 법조계는 이달 초 ‘개·돼지’ 파문의 진원지가 됐던 교육부 나향욱 기획관과 모 신문사 기자와의 식사자리도 김영란법상 금지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직무와 관련이 없는 경우 100만원 이하의 금품을 받을 수는 있지만, 취재원이나 출입처와의 만남은 직무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1인당 3만원이 넘는 식사는 불법이 된다는 것이다.

그간 언론계 내부에서 논란이 돼 왔던 ‘골프접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국기자협회는 김영란법이 제정되기 훨씬 전부터 ‘골프접대는 뇌물’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기자협회가 제정한 윤리강령에도 골프접대 등 고가의 선물을 받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헌재의 김영란법 합헌결정에 대해 “권력자에게 언론통제수단을 허용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켰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변협은 지난 해 10월 김영란법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한국기자협회와 함께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변협은 이날 성명서을 통해 “헌재가 정치적 판단에 치중해 합헌결정을 내렸다”면서 “검찰의 자의적인 법집행”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김영란법이 비판언론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헌재는 “아무런 이유없이 1회 100만원 회계연도당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김영란법 규제범위에 포함되더라도 법질서 전체와의 관계에서 정당시되는 행위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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