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의 영웅들 경기력 향상에 ICT 맹활약
2016.08.12 17:57
수정 : 2016.08.12 20:52기사원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고 있는 제31회 하계올림픽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팀이 연일 양궁과 사격, 펜싱 등에서 메달소식을 전하며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활력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올림픽 선전 뒤에는 세계 최강이라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숨어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각자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가 메달 색깔을 좌우한다. 이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데 ICT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은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지원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센서, 3D 모션캡처, 뉴로 피드백 등 종목별로 최적화된 ICT를 활용한 첨단훈련을 받았다.
■양궁, 펜싱 금메달 뒤에는 ICT '맞춤훈련' 있었다
대표적인 종목이 양궁이다. 남녀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한 세계 최강 양궁 대표팀은 올림픽에 대비해 '뉴로피드백'이라는 특수한 뇌파훈련을 받았다. 뉴로피드백 장치를 통해 안정적 뇌파, 불안한 뇌파를 확인할 수 있어 선수들은 어떻게 하면 안정적 뇌파가 나오는지 수차례 경험을 통해 숙지하게 된다. 이 훈련을 지속하면 선수들이 자신의 의지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펜싱 선수들은 3D 모션캡처 기술을 활용했다. 몸에 수십개의 센서를 붙이고 훈련하면 스스로 어떻게 공격하고 방어하고 있는지 미세한 각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자세를 수정할 수 있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다소 부진하지만 여자하키 대표팀도 ICT를 훈련에 도입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GPS 센서가 부착된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면 선수 개개인의 이동거리, 순간속도, 심박수 같은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선수들에게 맞춤형 전략을 내릴 수 있다. 이를 테면 후반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선수가 있다면 전반전에 체력 안배를 더 해주는 등의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이다.
KT가 우리 국가대표팀에 제공한 근거리통신기술(NFC) 기반 단복은 스마트폰을 의류 가까이 가져가기만 하면 바로 음악 애플리케이션(앱) '지니'를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단복 덕분에 수영종목의 박태환 선수처럼 음악 감상을 통해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선수도 부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서도 ICT가 경기력 향상 '입증'
외국의 스포츠 선수들도 첨단 ICT를 활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 축구대표팀은 센서기술과 세계 최대 기업용 솔루션업체 SAP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수들이 총 4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훈련에 임하면 분당 1만2000개의 데이터가 전송돼 강점과 약점이 자동 분석된다. 독일 축구대표팀은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평균 볼 소유시간을 3.4초에서 1.1초로 단축했고, 수비수들의 활동영역을 산출해 약점을 보완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사우샘프턴도 GPS 기반 러닝워치, 심박동 측정기, 초소형 고화질 캠코더 등을 활용한 훈련으로 15~16시즌 클럽 사상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했다. 불과 6년 전 파산위기에 처했던 축구팀이 ICT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리우 올림픽을 계기로 각국 대표팀과 ICT 회사와의 협업관계가 보편화되는 추세"라며 "미국 여자 사이클 대표팀이 IBM과 손잡고 사이클링 도중 선수의 신체정보를 분석하는 등 브라질, 호주, 영국 선수단도 글로벌 ICT 회사들과 협업해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