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칭률 높여라" 소개팅앱 '이색 서비스'경쟁

      2016.08.17 18:07   수정 : 2016.08.17 22:17기사원문


#. 매일 오전 10시 미혼여성 정모씨(29)의 스마트폰에는 이성의 프로필이 담긴 카드가 두 장 도착한다. 고민도 잠시 정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카드를 열어본다. 사진은 합격점이지만 궁금한 것이 많다. 성격과 취미, 연애관까지 확인하고는 마지막으로 목소리를 들어본다. "안녕하세요. 쑥스럽네요. 좋은 분과 연결됐으면 좋겠어요."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정씨는 포인트를 사용해 호감표시를 보냈다.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 진화하고 있다. 이제 단순히 사진만으로 이용자들을 연결시켜주지 않는다. 이성의 목소리와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고, 간단한 게임을 통해 미리 친밀감도 쌓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개팅앱 시장에 진출하는 사업자가 많아지면서 차별화를 노리는 이색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생기고 있다. 해외 소개팅 앱도 국내에 본격 진출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구글 앱스토어에 등록된 소개팅앱은 약 200여개다. 지난 2010년 첫 출시 이후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개팅앱 이용자 수는 약 330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점차 보편화 되어가는 소개팅앱 시장에서 톡톡 튀는 이색 서비스들이 눈길을 끈다.

특정 분야에 속해있거나 특별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앱들이 속속 등장했다. 소개팅앱 '메이저'는 좋은 스펙을 가진 사람끼리만 연결해준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 사원이거나 초.중.고교 교사여야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회사 이메일을 통해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필수로 거쳐야 한다. 확실히 검증된 사람만 나와 안심할 수 있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스펙만능 사회를 조장한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있다.

기독교인을 타깃으로 한 소개팅앱도 있다. '크리스천 데이트'는 출시 3년 만에 다운로드 수가 10만건에 육박한다. 기독교인임을 인증하기 위해 다니고 있는 교회와 목사의 이름, 좋아하는 성경 구절, 세례 받은 날짜 등을 입력하게 하고 있다. 종교로 인한 갈등은 연애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 만큼 사전에 싸움의 원인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소개팅앱도 존재한다. '지팅'과 '엘팅'은 각각 게이와 레즈비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소개팅 기회가 적었던 성소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앱을 통한 소개팅의 장점이다.

사진만으로 이성을 선택해야 했던 시스템도 바뀌고 있다. '정오의데이트'는 최근 동영상프로필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사진만으로는 불확실했던 이성의 외모와 매력을 더 생동감 있게 확인할 수 있다. '마카롱'은 이성과 연결 전 간단한 게임을 통해 친밀감을 미리 쌓도록 돕는다.
사전에 미리 작성한 질문에 이성도 같은 대답을 하는지 텔레파시를 시험해볼 수 있다. 또, 3 대 3 미팅에 참여해 사랑의 작대기 게임으로 사전에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소개팅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개팅앱이 경쟁적으로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면밀히 비교하기 시작했다"면서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재미와 매칭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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