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고립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시작

      2016.08.22 17:24   수정 : 2016.08.22 17:24기사원문
서울시가 남산 예장자락의 역사성과 자연경관 회복을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서울시는 50년 넘게 고립된 남산 예장자락 2만2833㎡의 옛 경관을 회복하기 위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첫 순서로 공공청사 해체를 시작한다고 22일 밝혔다. 해체 대상 공공청사는 옛 TBS교통방송청사(2개동)와 남산2청사(2개동)이다.

해당 건물에 입주하던 TBS교통방송은 상암IT컴플렉스로, 남산2청사에 입주해있던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남산1청사로 지난 달 30일 이전을 완료했다.

예장자락 재생사업은 남산의 역사성과 자연성 회복을 통해 '억압.폐쇄.권위'의 공간이던 중구 예장동을 '개방.자유.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으로 연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오는 2018년 3월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남산 예장자락은 일제강점기 조선침략의 교두보인 통감부와 통감관저가 설치되고, 일본인 집단거류지가 조성되면서 훼손됐다. 광복 후에는 안기부 등 공공기관이 들어서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선정된 설계공모 당선작 '샛.자락.공원'을 토대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시는 예장자락에서 명동까지 이어지는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 상부에는 교통방송과 남산2청사 일부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해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차량만 다니는 남산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명동~구 TBS교통방송 인근, 약 100m)는 보행터널로 변신해 보행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며, 하부에는 이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한 관광버스 주차장(39면)이 조성된다.

한편 시는 이날 예장동 옛 통감관저터와 TBS교통방송 일대에서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산의 광복'이라는 이름으로 착공식을 개최했다. 통감관저 터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조약의 현장으로, 착공식이 열리는 8월22일은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조인된 날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남산 제모습 가꾸기 기본계획(1990)',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2008)' 등을 추진하면서 1993년 봉수대 복원, 1994년 외인아파트 철거 을 비롯해 2009년부터 장충.회현.한남자락 재정비를 실시하는 등 남산의 역사성.자연경관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대상지 내 친환경 교통수단인 곤돌라를 설치하여 남산 정상부를 연결하려던 계획은 남산의 환경.경관.교통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곤돌라는 한양도성 유지관리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이번 착공식은 남산의 경관을 회복하고 고통스런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첫 시작"이라며 "민, 전문가와 폭넓은 소통을 통해 마련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최선을 다해 진행해 시민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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