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전 감동' 삼바로 하나되다.. "2020년 도쿄서 만나요"
2016.08.22 17:32
수정 : 2016.08.22 17:32기사원문
■폐막식, 폭우 속에서도 성황리에 마쳐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은 행사 직전 폭우와 강풍에도 불구하고 축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폐막식의 시작을 알린 것은 지난 6일 개막식 때도 등장했던 브라질의 발명가 아우베르투 산투스두몽이었다. 산투스두몽은 100여년 전 '남성은 회중시계'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특별 제작된 손목시계를 찬 남성으로 유명하다. 산투스두몽으로 분장한 배우는 시계를 들여다본 뒤 폐막식의 시작을 알렸다.
무대 위에 리우데자네이루의 아름다운 경치가 재현된 뒤 브라질 삼바의 전설로 불리는 마르티뉴 다 시우바의 공연이 시작됐다. 이어 브라질의 국가가 울려 퍼지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206개국 선수단과 난민 대표가 경기장에 들어섰다. 한국 선수단 기수를 맡은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김현우는 의도치 않게 북한 선수단 기수 윤원철과 나란히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폐막식은 '새로운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환경과 조화를 강조한 리우 올림픽에 맞게 생명과 환경에 관한 볼거리로 채워졌다. 브라질 북동부 세하 다 카피바라의 선사시대 유적을 소재로 한 공연에 이어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자는 내용의 시가 낭송됐다. 여기에 브라질 민속음악인 바이앙에 맞춰 진흙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것을 상징한 무용수들의 공연도 펼쳐졌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폐회 연설이 끝난 뒤에는 브라질 최고의 카니발 연출자들이 나서 삼바 축제를 선보였다. 올림픽 선수단은 폐막식 마지막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오는 202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다음 올림픽을 기약했다. 도쿄 대회 조직위원회는 폐막식 가운데 주어진 8분의 홍보시간 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각종 일본 게임, 만화 캐릭터들이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메달 목표는 못미쳤지만 10위안에 안착
한국 선수단은 경기 시작 전에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순위 10위 안에 들겠다는 목표(10-10)를 세웠다. 과거 2008년 베이징 대회(종합순위 7위)와 2012년 런던 대회(종합순위 5위)에서는 각각 1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순위 8위를 차지,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2년 만에 '10-10'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10위 안에는 안착했다.
종목별로는 세계 최강 양궁이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태권도는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출전 선수 다섯 명이 모두 메달을 따냈으며 여자골프와 사격, 펜싱도 금메달을 1개씩 추가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끈 남자축구 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대회 2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온두라스 덫에 걸려 4강전에 나가지 못했다. 여자 배구는 대한배구협회의 지원 부족에도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8강에 올랐다.
정몽규 한국 선수단장은 "'10-10'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이 있었기에 메달 순위 8위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러나 "유도, 배드민턴, 레슬링 등 대표 강세 종목에서 세계랭킹 최상위권 선수들이 부진했고 일부 선수에 의존한 기초 종목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며 아쉬움도 토로했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는 눈에 띄는 대기록도 많이 나왔다. 자메이카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는 육상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대회 3회 연속 3관왕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기고 올림픽 은퇴를 선언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남자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 6개의 메달을 따내 통산 28개 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차지한 그는 볼트와 마찬가지로 은퇴를 발표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