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등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탈퇴에.. 금융노조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시도" 비판

      2016.08.28 17:24   수정 : 2016.08.28 22:17기사원문
금융공공기관에 이어 시중은행들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이하 사용자협의회) 탈퇴를 결정하면서 은행권 전체의 임금 인상 및 단체협상의 뼈대를 만들었던 협의체가 출범 6년만에 와해됐다. 이 협의체를 통해 은행권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그동안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데 따른 사용자측의 전격적인 선택이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이 각 개별은행 노사간 협상으로 진행되게 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노조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은 노사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협의회는 지난 26일 5차 대표자회의를 열고 "산별교섭을 통해서는 시급한 현안 해결에 한계가 있어 개별교섭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회원사들은 자율적으로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참조기사 : 시중은행 일제히 사용자협의회 탈퇴‥성과제 개별협상 '초강수')

이날 회의에는 27개 회원사 중 5개사를 제외한 22개사가 참석했다. 14개 은행 외에도 금융결제원, 금융연수원 등 유관기관 8곳도 이날 탈퇴를 결정했다. 지난 3월 7개 금융공공기관에 이어 이번에 22개 회원사가 탈퇴를 결정하면서 지난 2010년 34개사로 출범한 사용자협의회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회의에 참석한 사용자협의회 대표자들은 "사측의 지속적인 설득과 협상 노력에도 금노가 성과연봉제 도입 등 사측의 요구안에 대한 철회만을 주장하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현 상태에는 성과연봉제 등 시급한 현안들이 연말까지도 해결되기 어려울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사용자협의회는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거쳐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후 금노와 다섯 차례 교섭을 시도했다. 하지만 금노는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를 요구하면서 23일 총파업 돌입까지 예고하는 등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의미있는 협상을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사용자협의회 탈퇴에 "탈법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50년 넘게 이어져온 금융산업 산별 노사관계마저 파탄내며 성과제를 강제 도입하려 한다는 비판이다.
특히 지난 3월 7개 금융공공기관들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이후 이사회 등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을 꼬집었다. 금노는 성명을 통해 "금융공기업들이 탈퇴 이후 어떤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를 반추해보면 이들의 탈퇴 목적은 분명하다"며 "노동자의 힘은 흩어놓을수록 약해진다는 점을 노려 개별교섭을 시도하며 그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로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노는 "10만 금융노동자의 이름으로 성과연봉제 강제도입 시도를 중단할 것을 명한다"며 "어떤 탄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9.23 전면 총파업을 비롯한 총력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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