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독(毒)에서 면역력 증강 성분 찾았다

우리나라 자생 말벌과인 ‘땅벌’의 독성분에서 동물용 사균백신 제조법을 찾았다. 정부는 상용화 단계를 거치면 연간 150억원~2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땅벌의 독성분을 이용한 동물용 사균백신 제조업을 개발해 지난달 31일 특허 출원했다. 자원관은 상용화를 위해 동물의약품회사와 후속 연구를 협의 중이다.

사균백신은 장티푸스, 백일해 등 병원성 원인균을 화학약품으로 사멸시켜 제조한 백신을 말하는데 소나 돼지, 닭은 가축에게 이를 접종하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신기술은 이처럼 사균백신의 사멸 과정에서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천연물질인 땅벌의 독성분 ‘마스토파란V-1’을 이용하는 것이다. 화학약품을 쓸 경우 항원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면역 반응이 낮아지기 때문에 면역 증강제를 함께 써야 하지만 땅벌의 독성분은 이 같은 단점이 없다.

실제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과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허진 교수진이 올해 4월부터 4개월과 실험한 결과 신기술 사균백신을 접종한 동물군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동물군에 비해 항체가 3~6배, 면역물질은 3~4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기존 사균백신은 보통 병원균에 대해 50% 미만의 생존율을 보인 데에 반해 마스토파란을 이용한 사균백신은 60~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런 연구 결과를 과학기술 분야의 ‘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 논문 중 하나인 몰레큘스 (Molecules) 4월 19일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마스토파란을 이용한 사균백신이 살모넬라균 외에 포도상구균 등 다른 병원균에 대해서도 같은 항원·항균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향후 또 다른 백신 제조 활용 가능성을 검토키로 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가금티푸스(조류 전염병) 동물용 사균백신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지 검토 예정”이라며 “현재 관련기술의 동물 적용과 실용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전문 동물의약품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mail]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