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노예' 학대도 모자라…기초생활수급비 가로채 매달 적금

      2016.09.17 09:51   수정 : 2016.09.17 09:55기사원문
40대 지적장애인을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고 상습 구타까지 한 타이어 수리점 업주는 정부가 이 장애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채 매달 적금까지 부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지적장애인을 학대하고 강제 노역시킨 혐의(특수상해 등)로 불구속 입건된 변모(64)씨 부부는 이 장애인에게 매달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챘으며 이 수급비로 월 10만원씩 납부하는 개인 적금에도 들었다.

변씨의 부인 이모(64·여)씨는 지난 2007년 5월 1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지적장애인 A(42)씨의 기초생활수급비 지급 통장에서 매달 10만원씩 자신 명의 통장에 자동이체했다.

타이어 가게에서 10년간 일하고도 한 푼도 받지 못한 지적장애인은 자신 앞으로 나온 수급비도 고스란히 빼앗긴 셈이다.

지적장애 3급인 A씨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 등으로 매달 20만∼40만원씩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A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지난 2006년부터 A씨의 수급 통장을 관리해온 이씨는 A씨가 받는 수급비를 인출해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10년 동안 적금을 붓거나 생활비로 쓴 A씨의 기초생활수급비는 총 2천400여만원에 달한다.

경찰은 이씨를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기초생활수급비 일부를 자신들의 계좌로 이체, 적금에 붓고 나머지도 임의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6년까지 청주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여든을 넘긴 아버지가 유일한 보호자였다.

2006년 암 투병으로 몸이 쇠약해진 아버지는 평소 알고 지내던 변씨를 찾아가 아들을 거둬달라고 부탁했다.

2007년 5월께 기초생활비와 장애 수당이 들어오는 통장까지 맡기며 아들을 부탁했던 아버지의 믿음을 변씨 부부는 져버렸다.

타이어 수리점을 방문한 손님의 신고로 '지옥'에서 빠져나온 A씨는 서울의 한 보호시설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피의자 조사를 받은 변씨 부부는 폭행과 임금 미지급, 기초생활수급비 횡령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경찰은 막바지 보강 수사를 벌인 후 내주 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청주에서는 지난 7월에도 지적장애인이 19년간 한 축사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강제로 노역한 사건이 알려져 세간에 충격을 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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