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은 물론 세금납부까지 척척.. 포인트 모아두니 돈되네

      2016.09.18 16:27   수정 : 2016.09.18 16:27기사원문

완연한 가을이다. 햇살은 따갑고 바람은 선선한, 가장 매력적인 계절이다. 마음은 이미 주말을 맞은 금요일, 친한 직장동료들과 회사 인근 공원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무 그늘 아래서 도시락을 먹고 있으니 잠깐이지만 휴가를 떠나온 기분이다. "이런 맛도 있어야 버티지." 옆에 앉은 김 대리가 말한다.
회사에 잔뜩 쌓여 있는 일은 잊고 일단 즐기기로 한다.

사회생활도 어느덧 5년차. 이런 여유가 달콤하고 소중할 만큼, 이제 완전한 직장인이 됐다. 출입증을 하나씩 목에 걸고 있는 직장인이 그렇게도 부럽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백수 시절, 지긋지긋하던 여유가 그립기만 하다.

한창 감회에 젖어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이달 말 일부 포인트가 소멸됩니다." 통신사에서 온 문자에 눈이 반짝 뜨인다.

문득, 잠자고 있는 포인트가 2조원이 넘고, 유효기간이 끝나 소멸하는 포인트가 1000억원이 넘는다는 뉴스가 떠오른다. 지난 5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포인트다. 그렇게 버리기엔 아까운 돈이다.

■포인트 한번에 조회하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금요일 저녁,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포기한 채 포인트를 찾아보기로 했다.

우선, 여기저기서 그동안 쌓아온 포인트를 모두 찾는게 중요하다. 주로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포인트는 지난 5년간 제법 쌓였을 것으로 예상이 됐다. 그뿐인가. 각종 커피숍과 베이커리, 화장품, 백화점 등에서 쌓아온 포인트가 얼마나 많을까.

검색을 하다 보니 각종 포인트를 통합조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가 눈에 띈다.

여신금융협회에서 제공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에 들어가면, 내가 사용 중인 각종 신용카드 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와 함께 소멸 예정인 포인트와 소멸 예정 날짜도 보여주기 때문에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카드사별 포인트는 물론 각종 적립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는 앱과 사이트들도 있다. 사이트에 계약된 카드, 유통, 통신업체들의 포인트를 서로 전환해 합칠 수 있고 가족들의 포인트를 합산해서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커피,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식음료는 물론 화장품·향수와 같은 상품, 영화 티켓, 스마트폰 데이터 이용권, 음악 다운로드 이용권도 구매가 가능하다. 각종 복지회에 기부도 할 수 있어 사용처가 기대보다 훨씬 넓었다.

■현금처럼 자유롭게 써보자

가장 매력적이었던 건 포인트를 현금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세금을 낼 수도 있고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실제 인출할 수도 있다. 숫자로만 보이던 포인트가 실제 현금으로 내 손에 쥐여지는 것이다.

1만포인트 이상이 돼야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옛말, 이젠 1포인트만 돼도 사이트상에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금융거래에 발생하는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었던 정도의 포인트는 이제 신규 금융상품 가입까지 활용처가 넓어졌다. 포인트로 예.적금이나 펀드, 보험 등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000포인트를 넣어 예금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납입하는 데도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다.

또 1만포인트 이상일 경우 시중은행의 ATM을 활용해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고, 내가 가진 포인트를 내 계좌로 입금할 수도 있다. 내가 사용한 카드대금 결제일이 됐을 때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로 카드 대금의 일부를 결제할 수도 있다.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쇼핑도 가능하다. 최근 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이 100여개 이상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어 명품은 물론, 해외여행 상품까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포인트를 이용해 세금이나 공과금, 기부금도 낼 수 있다는 것. 국세청은 2011년부터 '신용카드 포인트 국세납부제도'를 실시하고 있어 포인트로 세금 납부가 가능해졌다.

부가가치세와 양도소득세 등의 국세는 물론 범칙금도 신용카드 포인트로 납부가 가능하다. 또 한국전력 사이버지점에 접속하면 카드 포인트를 통해 전기요금을 납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멸되는 포인트로 기부금을 내면 소득공제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현명하게 포인트 쌓는법

'포인트 재테크'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포인트 활용은 이제 필수인 시대가 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금리 대신 통합포인트를 만들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에 잘 챙겨봐야 한다.

한 금융그룹의 상품을 꾸준히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각 계열사에 흩어진 고객을 금융그룹 고객으로 확보하고, 그룹 계열사 간의 통합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그룹 통합포인트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하나멤버스' '위비멤버스' '신한FAN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금융그룹 계열사의 통합포인트를 쌓는 것은 여러모로 현명한 재테크 방식이 될 수 있다.

그 포인트로 금융 상품을 가입하고, 대출 이자를 납입하며, 카드 대금을 결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종 금융 상품에 신규 가입하거나 대출받을 때 우대금리를 받는 것은 물론, 가입과 동시에 포인트도 다시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최근 금융그룹들은 각종 유통, 통신, 항공사 등과 제휴처를 경쟁적으로 확대해 포인트 교환처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포인트 교환이 가능한 제휴처를 꼼꼼히 살펴보고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은행이나 카드사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금융그룹과 제휴사마다 포인트 교환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포인트 교환처를 넓히기 위해 금융그룹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해당 제휴처들이 포인트 교환 단위를 한정적으로 제시하면서, 제휴처마다 교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각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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