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원외민주 통합.. 범야권 정계개편 가속
2016.09.18 21:23
수정 : 2016.09.18 21:23기사원문
옛 민주당의 '적통'을 내세운 더민주와 비록 원외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다고는 하지만 정통 야당의 상징어로 자리매김한 '민주당' 명칭을 사용해온 민주당이 통합, 야권 새판짜기의 서막이 열렸다는 것이다. 양당 지도부는 향후 협의를 거쳐 통합 방식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더민주發 정계개편 신호탄?
더민주 추미애 대표는 이날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함께 경기 광주의 해공 신익희 선생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두 당의 통합을 선언한다"며 "우리의 통합은 삶의 벼랑 끝에서 희망을 잃어가는 국민을 위한 희망 선언이며, 분열과 좌절을 딛고 일어나 정권교체로 나아가는 희망의 대장정 출발 선언"이라고 말했다.
통합 선언을 한 이날은 신익희 선생이 민주당을 창당한 지 꼭 61주년이 되는 날이다. 민주당은 2014년 9월 창당된 원외 정당이다.
추 대표가 민주당 창당 61주년에 맞춰 야권의 적통을 잇는 상징성의 당명을 가진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한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범야권의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다는 복안이 깔렸다는 관측이다. 이에 양당은 당명도 더불어민주당을 그대로 사용하되 약칭을 민주당으로 쓰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호남 민심을 놓고 대결구도에 있는 제2야당인 국민의당과의 야권 적통 경쟁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는 한편, 범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대표도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과의 통합은 이른바 소(小)통합이라 할 수 있다"며 "정치적으로는 통합 선언, 법적으론 흡수 합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생물이라고 했듯이 더민주가 자리를 넓게 치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고 밝혀 향후 범야권 정계개편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추 대표는 통합논의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도 사전에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秋, 리더십 명분&실리 모두 잡나
추 대표는 통합의 의미를 분명하게 내년 대선 정권교체에 뒀다. 현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국정운영 부실을 대체할 수권정당으로서 더민주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는 "무능 정부를 고칠 유일한 처방전이 통합이다. 조각난 국민의 통합, 흩어진 민주세력의 통합"이라며 "통합된 민주개혁세력이 집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란 이름이야말로 야당의 상징이고 모태이고 정체성이라고 했다"며 "저를 비롯한 몇 명이 민주당을 고수한 이유는 민주당 역사 노선과 정체성을 지키려는 마음 때문"이라며 '백의종군'할 의사를 밝혔다.
이날 소통합으로 추 대표의 리더십은 일단 명분과 실리면에서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옛 집권세력인 민주당의 세력을 결집하고 민주화 세력의 응집력을 극대화한다는 정치적 '명분' 확보와 함께 친문재인 대표의 출현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정한 '조율사' 역할을 하겠느냐라는 내부의 의구심을 다소 톤다운시키는 '실리'까지 챙겼다는 것이다.
더민주는 향후 최고위와 당무위, 중앙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통합을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주요 당직 인선이나 당협위원장 등의 지분확보와 관련이 있는 통합 방식을 놓고 더민주에서는 '흡수합당'을, 민주당측에서는 '당대당 통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향후 최종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