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5.0 이하 중 소규모 지진 자주 일어나는 환경으로 변했다
2016.09.20 16:56
수정 : 2016.09.20 16:56기사원문
지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인데, 전문가들은 규모 6.0 대 이상의 대지진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중소규모의 지진발생에 대비해 사회 전반의 대응체제를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관련기사 5면
20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헌철 지진연구센터 센터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중소규모 지진이 자주, 쉽게 발생하는 환경이 됐다"며 "다만 이것이 대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말했다.
지진연구센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지진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한반도, 중소규모 지진 잦은 지형으로 변했다"
지헌철 센터장은 지난 4월에도 "동일본 대지진이 향후 1~5년 안에 한반도의 지질변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후 규모 1.5~3.0의 여진이 384회, 규모 3.0~4.0의 여진이 14회, 규모 4.0~5.0의 여진이 2회 발생했다. 19일 오후 8시 33분에도 여진으로는 큰 편에 속하는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이 여진들이 대규모 지진의 전조현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헌철 센터장은 "동일본 대지진이후 한반도 지질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압축돼 있던 에너지가 단층 운동을 통해 사라지는데, 이러한 단층 운동에 따른 지진이 최근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규모 6.0 이상의 대지진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대지진은 대륙판의 경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본 열도에는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북아메리카판이 지난다. 인도나 중국 지역에서도 유라시아판과 인도·오스트레일리아판이 충돌하는 히말라야산맥을 둘러싸고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판의 경계는 없다.
■지진 염두에 안뒀던 한국, 재난대비책 새로 짜야
한반도의 지질이 변해 잦은 지진이 예고되고 있는 만큼 산업과 사회 안전대책 등 전체 재난 대비책을 새로 짜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지 센터장은 "내진설계를 한 건물이라면 대부분 규모 6.5 정도까지는 붕괴되거나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우리나라에서 규모 6.0대 지진이 발생하면 오히려 저층 구조물에서 피해가 많을 수 있어 저층 구조물에 대한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구조물들은 저마다의 진동파를 갖는다. 지진파가 흔드는 속도와 구조물의 진동파가 같을 경우 진동이 더 증폭돼 공명해 피해가 클 수 있다. 1~5층의 낮은 건물일수록 고주파에, 높은 건물일수록 저주파에 공명을 한다.
지 센터장은 "이번 지진은 고주파가 많아 1~5층의 저층 구조물에서 공명이 일어났다"며 "우리나라는 소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저층 구조물에 대한 내진설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2일 경주 지진 이전까지는 긴급재난문자 발송 대상 재난에 지진은 아예 빠져 있었을 정도로 국내 모든 재난대책에 지진은 염두에 없었던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잦은 지진에 대비해 범국가적 새 재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확산되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