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망원시장.. 일상적 공간이 공연장으로
2016.09.21 16:45
수정 : 2016.09.21 16:45기사원문
서울 거리 곳곳에 축제의 불꽃이 켜진다. 서울의 대표 축제 브랜드였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서울거리예술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거리예술의 화려한 꽃을 피운다.
서울문화재단이 서울시와 함께 주최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16'은 오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광장, 청계광장, 세종대로 등 서울 도심과 망원시장, 길음동 등 시민들의 일상을 꾸려가는 공간을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는 21일 서울 세종대로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와 예술은 결국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이 함께 살아가고, 기쁨과 고통을 나누는 힘이 문화"라며 "서울 시민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제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거리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의 콘셉트를 '거리예술'로 잡은 것은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해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가장 적절한 형태가 거리축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김종석 예술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의 중심에서 대형 거리예술축제가 펼쳐지는 것은 서울이 유일하다"며 "이를 통해 시민들이 예술적 상상력을 함께 즐기고, 도시를 재발견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는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핀란드.호주 등 9개국 47개 작품이 총 126회의 거리공연으로 펼쳐진다.
특히 눈에 띄는 공연은 개막작인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이다. 프랑스 카라보스의 설치형 퍼포먼스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은 축제의 상징인 '불꽃'을 단발성 공연이 아니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준비했다.
'도깨비 설화'의 진원지인 청계광장-광교 약 400m 구간에 다양한 구조물과 와이어를 설치해 일렁이는 불꽃 화분 1700여개를 심었다. 어둠 속 일렁이는 불빛과 악사의 몽환적인 연주는 도심 속에서 느끼기 힘든 시적 환영을 맛보게 할 것으로 보인다.
폐막작인 '길&패시지(Passage)'는 모든 인간들의 공통된 숙명인 삶과 죽음을 불꽃의 강렬한 이미지로 길 위에 그리는 이동형 거리극이다. 한국과 유럽의 전통제의 의식에 녹아있는 다양한 부분을 불꽃과 결합해 표현한 이 작품은 청계천에서 세종대로를 거쳐 서울광장에 이르는 1시간 동안 진행된다.
한국과 호주에서 2년 넘는 제작과정을 거친 '시간의 변이'는 세계 초연작이다. 현대 무용과 비보이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영상미디어 파사드 등을 접목한 복합 거리예술작품인 이 공연은 도시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3가지 프레임 속에서 역사 위에 선 '나'와 미래가 될 '우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외에도 199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포르투갈 소설가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공연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눈먼 사람들', 따라가며 즐기는 이색 이동형 거리극 '순례자들', 현대 서커스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소다드(Sodade), 그리움' 등도 눈길을 끈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