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이 붉게 타고 있다"..한국의 가을 골프장 6경
2016.09.25 10:45
수정 : 2016.09.25 13:32기사원문
하루하루가 가는 게 아쉬운 계절이다. 어느 가객의 '오면 가지마라'는 절규가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간다. 골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살인적인 폭염을 지나왔으니 시원한 공기와 청명한 날씨가 얼마나 반갑겠는가. 거기에 눈을 호강하게 하는 만산홍엽의 단풍 등 가을의 풍광까지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스코어가 좀 좋지 않으면 어떤가.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덤으로 가져가면 그만인데. 골퍼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가을 골프장 6경'을 선정해봤다.
1. 포천 대유 몽베르CC(경기 포천)
우리나라 골프장 중 가을 풍경이 가장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있다. 궁예의 전설이 남아있는 명성산 자락, 산정호수에 위치해 있다. 총 36홀 코스로 북코스에서는 명성산의 풍광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남코스는 왕건에게 쫓기던 궁예가 최후를 맞이했다는 망무봉이 지척에 있다. 노송과 기암괴석 사이를 수놓은 단풍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붉다. 아마도 부하였던 왕건에게 나라를 빼앗긴 궁예의 피울음이 섞여서 그런지도 모른다. 명성산 억새 축제는 이 시기에, 이 곳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2. 플라자CC 설악(강원도 속초)
동해바다와 설악산 절경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설악산의 명물인 울산바위를 향해 티샷을 날리면서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라운드를 하면 일상의 번뇌는 일순간에 사라진다. 사계절이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이 좋다. 설악산의 단풍이 절정일 때면 풍광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라운드 이후에 노천 온천에서 피로를 푸는 것은 보너스다. 1500여 객실을 보유한 콘도미니엄과 온천 테마 파크인 설악 워터피아가 있어 가족 단위 여행으로도 적격이다.
3. 웰리힐리CC(강원도 횡성)
해발 600m 고원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이 곳의 단풍도 절경 중의 절경이다. 36홀 전체가 양잔디로 조성되어 있는데다 코스 중간중간의 억새풀과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어우러져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야말로 총천연색의 향연이다. 30일부터는 횡성한우축제가 개최돼 맛여행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이 골프장을 가을을 맞아 특별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숙박과 식사가 포함된 1박 2일(36홀) 패키지 상품을 22만원~35.5만원에, 2박3일(54홀) 패키지 상품을 33만원~5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4·오크밸리CC(강원도 원주)
잣나무, 소나무 등 상록수림과 어우러진 단풍이 비경이다. 이 곳의 단풍 절정은 10월 중순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에는 '오크밸리 팔경(八景)'으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그 중 조각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이 곳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야외 공원이다. 오크밸리 진입로도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는 명소다. 특히 스키빌리지에서 골프빌리지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퍼블릭 골프장 오크크릭과 만나는 길은 오크밸리 단지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가족 단위 여행지로 강추되는 곳이다.
5.블루마운틴CC(강원도 홍천)
인간이 가장 쾌적함을 느낀다는 해발 765m에 자리하고 있다. '푸른 하늘과 산만 눈에 들어오는 곳'이라해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산세가 좋다는 얘기다. 그러니 단풍을 위시로한 가을 풍광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그냥 가을을 닮은 골프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월초에서 중순까지 단풍이 절정으로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총 27홀 코스로 페어웨이가 양잔디다. 특급 호텔 출신 셰프가 지역 농산물로 내놓은 음식은 또 다른 즐거움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하다.
6. 아난티클럽 서울(경기 가평)
유명산 자락에 조성된 아난티클럽 서울은 서울 근교 골프장 중에서는 가장 가을이 아름다운 곳이다. 잣나무 느티나무 자작나무로 명명된 3개 코스 27홀로 이루어져 있다. 단풍은 코스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와 2만여 그루 백자작나무와 어우러져 색이 더욱 선명해진다.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간 표고 차가 커 산 정상에서 아래로 호쾌한 티샷을 날릴 수 있는 것도 짜릿하다. 자작나무 4번홀(파3)은 아난티클럽 서울의 랜드마크홀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