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 투자 방식 2단계로 진화 지속

      2016.09.27 17:25   수정 : 2016.09.27 22:19기사원문

세계 최초의 P2P 금융기업인 조파(ZOPA)가 2005년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이제 11년이 지나고 있다. P2P금융이 넥스트 뱅킹으로 굳건한 위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미국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P2P 금융을 통해 집행된 대출 규모만 약 340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미국에서 비즈니스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P2P 대출에 대한 투자자로 나서며 비즈니스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렌딩클럽, 프로스퍼 등 전세계 P2P금융산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의 주요 기관 투자자는 보험회사, 헤지펀드 뿐 아니라 가장 전통적인 금융기관인 은행들까지 다양하다. 2014년 렌딩클럽의 채권에 대한 투자 중 81%가 이와 같은 기관 투자 및 전문 투자자로부터 유입됐다.

흥미로운 점은 기관 투자자가 P2P금융에 투자하는 방식 역시 2단계로 진화해왔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P2P금융에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는 사모펀드인 '빅토리 파크 캐피탈(VPC)'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VPC가 전세계 35개 P2P금융사에 투자하는 방식은 리스크를 소화하는 방식에 따라 '마켓플레이스 렌딩'에서 '자기자본 렌딩'의 2단계로 나뉘어 진화해 왔다.

'마켓플레이스 렌딩'은 투자자가 P2P금융사의 대출 채권 하나 하나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최초의 P2P모델이 기관과 개인을 연결하는 I2P(Institution to Peer)모델로 확장된 개념이다. 투자자가 개별 채권을 선택할 수 있지만 위험에도 직접 노출될 수 있다

반면 '자기자본 렌딩'은 투자자가 개별 채권이 아니라 P2P금융사 자체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는 플랫폼사에 직접 투자하고, 플랫폼사는 조달한 자금을 대출 자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투자에 대한 리스크는 기관 투자자가 아니라 플랫폼사가 지게 된다.

이와 같이 기관이 P2P금융사에 투자하는 방식은 기관의 위험분산이 용이한 방식으로 마켓플레이스 렌딩에서 자기자본렌딩으로 진화해 왔다. 그렇다면 P2P금융사가 일반 여신업체와 마찬가지 방식인 자기자본 렌딩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안정적인 자금 융통'이다. 자기자본렌딩은 투자 계약이 체결될 때 투자금을 완납 받아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미래의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반면 투자자가 개별 채권에 투자하게 되는 마켓플레이스 모델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클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는 플랫폼 수수료 외의 마진 창출을 통해 '수익 모델을 다양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관이 P2P금융사의 채권에 투자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신용과 안정성을 인정 받았다는 의미다.


현재 전세계 P2P 금융시장에는 마켓플레이스렌딩 모델과 자기자본렌딩 모델이 공존하고 있다. 또한 이 2가지 모델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국내 P2P 금융산업에도 조만간 이러한 세계적인 조류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준 렌딧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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