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프레스 도입한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2016.10.03 17:00   수정 : 2016.10.03 22:16기사원문

【 창원(경남)=최진숙 기자】 지난 9월 27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내 단조공장. 1만3000t 프레스로 가는 길목 가열로가 철컥 열렸다. 순간 모습을 드러낸 붉은 쇳덩이 2개가 내뿜은 열은 1250도. 3m 떨어진 곳에서도 후끈했다. 천장의 크레인이 이 쇳덩이를 서서히 낚아채 프레스로 옮겨갔다.

단조설비 규모나 효율성 면에서 세계 몇 손에 꼽히는 이곳엔 총 3종류 프레스 기기가 있었다. 1600t, 4200t, 1만3000t. 연말이면 여기에 1만7000t짜리 프레스가 추가된다.
1만7000t 프레스는 성인 남자 80만명이 누르는 힘과 비슷한 능력의 설비다.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관리부문 정다운씨는 "한국형 신형 경수로 APR1400에 들어가는 대형 원자로 제작을 위해 필요한 프레스"라고 말했다. 'APR 1400'은 한국표준형 원전 'OPR-1000'보다 수명기간이 20년 긴 반면, 안전이 강화된 3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두산중공업은 2010년 아랍에미리트로부터 APR1400 원전 4기를 수주한 바 있다.

거대한 집게 모양의 매니퓰레이터가 수백톤 무게의 쇳덩이를 움켜쥐자 1만3000t 프레스는 이를 가볍게 찍어내렸다. 쇳덩이는 이내 찰흙 뭉개지듯 찌그러졌다. 프레스는 두드리고, 다듬고, 매만지는 '대장간' 작업을 연속으로 했다. 이 과정을 거쳐 쇳덩이는 터빈, 로터, 크랭크샤프트,원자로 같은 각종 첨단 설비 기자재의 기초 형태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터빈공장에는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1조원 규모로 수주한 베트남 송하우 석탄화력발전소 2호기 저압 터빈 선반작업이 한창이었다. 바닥에는 1500여개 블레이드(날개)를 몸에 단 로터(회전자)들이 여기저기 뻗어있었다. 수십미터 길이의 로터에는 블레이드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부착됐다.

원자력 공장에 들어서니 지름 6m, 길이 20m짜리 원자로 십여개가 줄지어 있었다. 한꺼번에 30여개 불꽃을 뿜어내는 용접기가 원자로, 증기발생기에 달라붙어 작업중이었다. 이곳에 이뤄지는 작업은 대부분 용접으로, 기계적 조립은 거의 없다. 1000t까지 운반 가능한 크레인은 원자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두산중공업은 1976년 한빛 1.2호기를 시작으로 국내 21기 원전 주기기를 공급해왔다.

보일러 공장은 6베이 구조로 코일, 파이프, 패널 등의 제조공정이 차례로 진행됐다. 탈질설비(SCR),탈황설비(FGD)를 만드는 곳도 여기였다. 친환경설비는 두산중공업이 최근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분야에 속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발전설비에 친환경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SCR은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설비로, 연소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전환시킨다. FGD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아황산가스를 없애준다. 두산중공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직접적으로 막아주는 기술(CCS) 개발에 지금 총력을 쏟고 있다. CCS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바다 및 땅속에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이다.

창원시청 남서쪽 바닷가 138만평 부지에 위치한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은 주단조부터 터빈, 보일러, 원자력 설비 제조까지 모두 한곳서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드문 중공업 시설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수주난을 겪었던 두산중공업은 지난해부터 다시 부활하고 있다. 올해 수주는 8조∼9조원대, 영업이익은 1조원대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창원공장 이경호 팀장은 "베트남으로 설비 공장이 옮겨간 해수담수화 플랜트 점유율은 세계 1위다. 창원을 포함 세계 4곳에서 수처리 연구개발 센터를 두고 있다.
수처리, 친환경.고효율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jin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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