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주범 'HFC' 단계적 감축, 美中 포함 200여개국 '전격 합의'

      2016.10.16 15:37   수정 : 2016.10.16 15:37기사원문
【뉴욕=정지원 특파원】 지구 온난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널리 알려진 수소불화탄소(HFC) 사용 제한에 전 세계가 사실상 합의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한 197개국 대표들은 HFC 사용 및 배출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협약에 전격 합의했다.

에어컨과 냉장고 등의 냉매로 쓰이는 HFC의 온실 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무려 수 천배 이상 높아 ‘수퍼 온실가스’로도 불린다.

HFC는 오존층 파괴물질인 프레온가스(CFC)의 대체물질로 1980년대부터 도입됐으나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경제 성장과 함께 에어컨과 냉장고 사용이 급증하면서 온실가스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이번 협상으로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를 포함한 선진국은 2019년부터 단계적인 HFC 사용 감축을 단행할 예정이다. 2019년에는 2011∼2013년 사용량의 10%를 감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2036년에 들어서는 85%를 감축하기로 했다.

세계에서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중국을 포함, 100개국이 넘는 개발도상국은 2024년부터 HFC 감축을 시작한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협약에 따라 HFC 사용이 줄어들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을 무려 700억t이나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국가들이 연간 방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의 2배에 해당한다.

더우드 젤케 지속가능개발연구소(IGSD) 소장은 “이번 합의는 단일 합의로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구 온도 저감 조치”라고 평가했다.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방어위원회(NRDC)의 데이비드 도니거 기후담당 국장에 따르면 이번 합의가 2년 이상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추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석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합의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볼 때 미래 세대들을 위해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는 가장 중요한 단일 조치”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 세계최대 HFC 생산국가인 중국과 함께 HFC 감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WSJ는 상당수 화학업체들이 이와 같은 글로벌 움직임을 이미 감지하고 이번 합의 이후 생산 구조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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