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과열에 '보금자리론' 중단
2016.10.16 21:37
수정 : 2016.10.16 21:37기사원문
주택금융공사가 연말까지 서민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 신규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정책상품에 수요가 쏠리면서 이미 연간 목표치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을 위한 가계 빚이 급격히 늘면서 금융당국이 강력한 제재방안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보금자리론 대출대상 요건을 변경한다는 공고를 지난 14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시했다.
현재 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주택 구입 외에도 보전이나 다른 주택 상환 용도로 신청이 가능하고 연 소득도 제한이 없었다.
이번 제한으로 주택가격 3억원 이상이면 신청이 제한되고 대출한도도 1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주택을 신규 구입할 때만 신청이 가능하고 소득조건도 디딤돌대출과 같은 부부 합산 6000만원 이하로 제한됐다. 또 전자약정으로 다른 상품보다 0.1%포인트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었던 '아낌e 보금자리론' 취급도 중단됐다.
사실상 매매가격이 3억원 이상인 서울 시내 아파트들은 연말까지 보금자리론 취급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보금자리론 수요는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 변동금리 대출 등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게 됐다.
보금자리론은 10∼30년 만기의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정부 정책 가이드라인에 맞춰 고정금리,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만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하는 경우 대출금리가 시중은행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보다 0.3%포인트가량 낮다.
공사가 보금자리론에 제한을 가하게 된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에도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계속 늘면서 당초 목표했던 규모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에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데다 이사철에 금리인하까지 겹치면서 6월 이후 보금자리론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5월까지 평균 8220억원가량 공급됐던 보금자리론은 6월과 7월에는 각각 1조2802억원, 1조8873억원이 공급되더니 8월 들어서는 2조1415억원으로 규모가 늘었다. 9월에도 2조원 이상 공급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연초 목표했던 10조원을 이미 초과했다.
공사 측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가 강화돼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연간 목표치인 10조원을 이미 초과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연말까지 공급을 일정부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함에 따라 시행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올해 공급 한도를 당초 계획의 1.6배인 16조원으로 확충하고 서민층의 실수요 대출에 대응할 방침이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