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독감 백신 선점 경쟁 '후끈'
2016.10.17 17:13
수정 : 2016.10.17 17:13기사원문
인플루엔자(독감)는 환절기, 특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찾아오는 대표적인 불청객이다. 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성인의 10%, 소아의 30%에서 발병해 연간 500만명의 중증환자와 50만명의 사망자를 낸다. 그런데 독감은 예방 접종만 잘해도 충분히 넘길 수 있다. 독감백신은 대부분 9~10월 사이에 접종을 받아 이듬해 초봄까지 면역이 유지된다. 그런데 최근 예방 접종을 했는 데도 독감에 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기존 백신이 먹히지 않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기 때문이다. 이런 독감 예방 백신을 둘러싸고 국내외 제약업체들의 혁신신약 개발경쟁이 가열되면서 독감백신 시장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백신 개발에 속도에 맞춰 신종 독감바이러스도 속속 출현하면서 최근들어서는 신종 바이러스 등 한번 접종으로 4가지 바이러스를 잡을 수 있는 4가 백신이 대세다.
■독감백신의 진화...4가 백신이 대세
17일 업계에 따르면 계절성 독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A형 바이러스 2종(H1N1, H3N2)과 B형 2종(빅토리아, 야마가타) 중 그 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를 조합해 개발된다.
기존의 3가 독감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중 하나 등 총 3종만 포함시켰다.이 때문에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경우(B형 미스매치) 3가 접종을 받았다 하더라도 2차로 독감에 걸리게 된다. 이처럼 B형 독감 예방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더 나아가 B형 바이러스 두 가지가 동시에 유행하는 경우도 잦아지면서 B형 두가지 바이러스까지 잡을 수 있는 4가 백신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미국은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번의 독감 시즌 동안 5번, 유럽의 경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8시즌 중에 4번이나 B형 독감 예방 접종에 따른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이에따라 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2013~2014시즌부터 4가 독감백신을 권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2013년 14.3%에 불과했던 4가 독감백신 접종 비중이 2015년에는 76.3%까지 늘었다. 유럽도 2013년 5%에서 2015년 22.2%로 4가 독감백신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B형 독감 바이러스 2종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의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난 2011~2012년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A형이 B형보다 발병률이 약 5%포인트 높았지만 2013~2014년에는 B형이 A형보다 발병률이 12%포인트 높아지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이에 대한감염학회는 지난해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4가 백신 사용을 권고했다. 국내에서 독감으로 인한 총 진료비 등의 비용 부담은 연간 1조3500억원에 달한다. 65세 이상이 4169억원으로 30%를 차지한다. 독감을 제대로 예방하면 그만큼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개발경쟁 후끈...SK케미칼.GSK.녹십자 3파전
본격적인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 되면서 국내 백신 시장에서 4가 독감 백신 시장이 뜨겁다.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4가 독감백신은 총 6종이다. 이 가운데 국가검점을 마친 4가 독감백신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등 3개 제품으로 올해 독감 백신 시장은 이들 '3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GSK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4가 독감백신을 출시했다.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는 올해 200만 도즈(1회 접종 분량)가 이미 완판됐다.
녹십자는 백신 전문 제약사라는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4가 독감 백신 시장 경쟁에 나섰다. 특히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는 최근 만3세 이상 소아.청소년 적응증을 추가해 소아.청소년 접종도 가능해졌다. 녹십자는 올해 4가 독감백신 400만~450만 도즈를 공급할 예정이다.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4가'는 세계 최초로 4가에 세포배양 생산 기술을 접목한 독감 백신이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4가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만 3세 이상의 전 연령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또한 영유아 적응증 확대를 위해 최근 국내 최초로 만 3세 미만 영유아 임상 3상도 진행한다.
SK케미칼은 올해 약 500만 도즈의 백신을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판매했던 3가 독감백신 대비 약 40% 증가한 물량으로 회사는 기존 판매량을 바탕으로 '신규 백신'에 대한 의료진과 소비자의 수용도를 파악해 금년 공급량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3개 업체 외에도 4가 독감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테트라백신',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4가', 일양약품의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등이 있지만 아직 국가검정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