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가을, 묵직한 호주産 '쉬라즈' 와인 어떠세요

      2016.10.19 17:17   수정 : 2016.10.19 17:18기사원문


가을은 중후한 맛의 와인이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찬바람이 불면서 입안을 묵직하게 감싸고 몸을 서서히 데워주기 때문이다. 호주의 대표 포도품종인 쉬라즈를 사용한 와인은 카베르네 쇼비뇽보다 입 안에 묵직하게 다가온다.

19일 와인업계에 따르면 호주는 65개의 와인산지를 보유하고 있고 전 지역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한다. 약 2500개 와이너리에서 쉬라즈, 카네 소비뇽, 샤도네이를 주축으로 총 100여개 품종을 재배해 연간 12억L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쉬라즈로 100여 품종 연 12억L생산

호주에서 쉬라즈는 전체 포도 식재량의 30%, 적포도 식재량의 46%를 각각 차지한다. 쉬라즈의 진하고 활기찬 베리의 맛, 매력적인 아로마 등의 매력은 호주를 전세계 주요 와인 생산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원래 쉬라즈는 프랑스 론 지방에서 생산하는 시라와 같은 품종이다.
하지만 포도를 기르는 환경이 달라지면서 와인의 특성도 함께 변해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프랑스 론 지방의 시라 와인은 제비꽃, 장미꽃잎의 아로마에 더해 후추 등의 매콤한 향이 지배적이고 탄탄한 구조감을 준다. 이는 낮에는 따뜻하나 일교차가 있어서 비교적 서늘한 와인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호주는 적도를 기준으로 남위 10~44도, 경도 112~155도에 위치해 있다. 일교차가 크지 않고 지속적으로 따뜻한 날씨를 보이기 때문에 포도가 당도가 더 높다. 높은 당도는 비교적 높은 알코올 도수와 완숙한 과일의 아로마와 초콜릿 등의 다양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호주 와인의 역사는 유럽 정착민이 1788년 포도나무를 들여와 시드니에서 포도를 재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825년 헌터 밸리, 1829년 서호주, 1834년 빅토리아, 1937년 남호주 등 호주 전역으로 재배가 확산됐다. 호주는 신대륙 와인으로 분류되지만 2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포도를 재배한다. 기존 구대륙 와인 국가와 다르게 최첨단 와인 생산 기술을 개발, 도입하고 있다.

■'멀티블랜딩'으로 고품질 와인 생산

호주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이너리 펜폴즈는 1844년 설립 이후 빈티지에 따른 와인 맛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특유의 '멀티 리저널 블렌딩 기법'으로 대표 와인인 '그랜지(Grange)' 등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1900년대 초반 호주 전체 와인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하는 등 호주 와인 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랜지는 호주 남부 문화재로 등재됐고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21세기 와인', '지구상의 가장 뛰어난 레드 와인(로버트 파커)' 등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펜폴즈 그랜지'는 483km 이상 떨어진 다양한 와이너리에서 재배된 쉬라즈 포도를 선별해 블렌딩한다. 펜폴즈의 와인 메이커들은 우선 총 4만 상자 정도의 와인을 제조한 후 그 중 가장 좋은 와인을 선별 및 블렌딩해 7000상자 미만의 '그랜지'를 생산한다. 펜폴즈 그랜지는 프랑스의 '샤토 무통 로칠드'와 같이 호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쉬라즈 와인으로 자리잡았다.

호주 최고 쉬라즈 메이커 중 하나인 '짐 배리'는 남호주의 클레어 밸리에 있다. 호주 로즈워디농대 와인양조학과 졸업생인 설립자 짐 배리는 클레어 밸리에 터를 잡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대표 와인 '짐 배리 랏지 힐 쉬라즈(Jim Barry Lodge Hill Shiraz)'은 그들이 만든 와인 중 가장 부담없이 즐기는 이지 드링킹 와인이다. 클레어 밸리 특유의 빼어난 과실과 양념류의 느낌을 훌륭히 선사한다. 또한 2004년 런던에서 개최된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에서 최고 쉬라즈 상을 수상하며 와인의 품질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와인은 풍부하고 잘 익은 검붉은 열매류, 매콤한 향신료, 부드러운 벨벳 같은 탄닌과 오크 숙성에서 얻어진 바닐라 느낌을 찾을 수 있다. 출시 후 바로 마시면 고혹적인 감촉에 농염한 과일의 풍미를 갖추고 있어 매우 매력적이며 5~7년까지 숙성이 가능하다.

'얄룸바 가디언 에덴 밸리 쉬라즈-비오니에'는 160년 이상 남호주 지방 바로사 밸리의 핵심 지역에서 만들어진다. 특히 수령이 30년에서 50년된 포도 나무에서 자란 쉬라즈에 화이트 품종인 비오니에가 약간 가미된 와인을 선보이며 호주 쉬라즈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얄룸바 가디언 에덴 밸리 쉬라즈-비오니에'는 농축된 맛과 정향, 후추, 자두와 검은 체리의 풍부한 향, 부드러운 탄닌의 특성을 지닌 쉬라즈에 더해진 소량의 비오니에는 와인에 달콤화 화사한 꽃 향기를 더하고 있다. '브라운 브라더스'는 호주 사우스 이스턴 오스트레일리아에 위치한 빅토리아주에서 1889년 와인 생산을 시작해 125년의 역사를 보유한 와이너리다. 2014년 호주 드링크 어워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2위에 선정된 바 있다.


브라운 브라더스의 대표적인 제품 '에이티나인 쉬라즈'는 작은 시골 농가에서 시작된 브라운 브라더스를 상징한다. 12개월 간 미국산,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하며 원액의 9%는 새 오크통에서 숙성을 진행해 깊고 그윽한 쉬라즈의 풍미를 극대화한다.
검은 후추, 페퍼 뉘앙스의 아로마가 기분좋게 후각을 자극하고 블랙과일류의 풍부한 맛과 부드러운 탄닌이 오크 밸런스와 훌륭한 조화를 이뤄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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