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기술이민, 美·英·캐나다·호주 4국에 집중"
2016.10.19 17:25
수정 : 2016.10.19 22:00기사원문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B는 이날 공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미국 등 4개국이 대학이나 기술학원 등 고등교육 기관에서 1년 이상 공부한 기술이민자들의 '블랙홀'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으로의 기술이민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 130% 증가한 2800만명을 기록했다.
2010년의 경우 OECD 국가로의 기술이민 가운데 약 75%가 영어를 쓰는 미.영.캐나다(영어, 불어 2중언어).호주 등 4개국에 집중됐다. 일례로 호주 퍼스 의사들의 60%가 이민자들이었다.
특히 미국에 이민이 집중돼 약 40%가 미국에 정착했다. 실리콘밸리 기술자들의 70%가 이민자들이었고, 1960년대 후반 이후 미 노벨상 수상자의 31%가 외국출신이었다.
1990~2010년 비 OECD 국가 출신 기술이민은 1760만명으로 185% 급증했다. 가난한 나라의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인력들이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크게 빠져나갔음을 뜻한다. 임금이나 문화 환경차이, 다국적 기업들의 수요가 겹치면서 능력 있는 이들의 이민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고도 기술 이민자들은 혁신과 생산성을 높인다"면서 "다음 세대 고도 기술 인력들은 특정 지역이나 국적에 덜 얽매이는 대신 본질적으로 훨씬 더 세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이민반대 여론을 바탕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추진 중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겨냥해 "당신이 세계의 시민이라면 당신은 그 어느 곳의 시민도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WB는 특히 여성 기술 이민 증가에 주목했다. OECD 회원국으로 유입된 여성 고도기술 인력은 2010년까지 20년간 150% 증가한 1440만명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여성 고도기술 인력 유출이 있었다"면서 '성 불평등, 노동시장 여건 악화' 등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보고서 저자 가운데 한 명인 WB 이코노미스트 카글라 오즈덴은 "고등교육을 받은, 개방적인 여성들을 잃는다는 것은 (이들 국가에) 문제"라면서 "엄마들은 자녀 계발, 출산율, 사회의 시민화 수준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고급 여성 인력을 외국에 빼앗기면서 이들 국가의 시민성숙도, 출산율, 자녀 양육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