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D-2.. 박석민-장원준 ‘180억 쩐의 전쟁’
2016.10.26 17:57
수정 : 2016.10.26 19:37기사원문
올라 갈 팀이 올라 왔다. 두산과 NC는 왜 강팀일까? 자주 들어 본 질문이다. 여러가지 답이 떠오른다. 딱 하나를 꼬집으면 무얼까. 이런 생각 끝에 문득 최근 2년간 품어왔던 의문 하나가 스르륵 풀렸다.
NC는 지난해 말 박석민(31)과 4년 9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역대 FA(자유계약선수) 최고 몸값이다. 창단 5년차(1군은 4년) NC는 통 큰 투자를 꺼린 팀이다. 그런데 박석민에게 96억원을. 왜?
박석민은 좋은 타자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이 하나도 없다. 뛰어나긴 하지만 최고는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최고 몸값을 준 이유는 FA 과열 현상 탓이 아닐는지. 그 정도로 생각했다.
그보다 딱 1년 앞서 두산은 장원준(31)에게 4년 84억원을 안겨줬다. 삼성이나 KIA, 한화면 몰라도 두산이 84억원이라니. 좀 이상하지 않나. 장원준 역시 개인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다. 양현종(KIA), 김광현(SK)이면 몰라도.
의문이 풀리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산은 지난해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과 두산이 1승1패로 맞선 3차전. 장원준은 7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사실상 한국시리즈의 명운을 가른 1승이었다. 이후 두산은 내리 3연승했다. 장원준은 두산 사상 최초의 타 구단 출신 FA다. 기막힌 투자 타이밍에 기막힌 투자 결과였다.
이번엔 지난 25일 NC와 LG의 플레이오프 4차전. 양 팀은 7회까지 1-1의 균형을 깨지 못하고 있었다. 2연패의 벼랑 끝에 몰린 LG는 3차전서 기사회생했다. 4차전마저 이긴다면 5차전의 분위기는 오히려 LG 쪽일 것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이틀 쉰 허프를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한국시리즈에 대한 강렬한 의욕 표시였다. 허프는 2차전에 이어 다시 박석민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박석민은 허프를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날렸다. 2차전에 이어 또 한 번 허프를 울렸다. 박석민의 홈런 두 방에 힘입어 NC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박석민 역시 FA 최고 몸값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2016 한국시리즈서 두산은 2연패, NC는 창단 첫 우승을 노린다. 2년차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한국시리즈 무패다. 김경문 NC 감독은 아직 우승이 없다. 장원준을 앞세운 두산, 박석민을 믿는 NC. 두 팀 모두 우승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