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 입찰에 선박펀드 자금 못쓴다

      2016.11.01 18:01   수정 : 2016.11.01 22:29기사원문
그동안 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 입찰에 선박펀드 등 공공자금 활용 여부가 변수였으나 정부가 공공자금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탄탄한 자금력을 가진 사모펀드가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국선주협회 등에서는 입찰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유치에 나서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 입찰 과정에서 '캠코 선박펀드'와 신조용 '선박펀드' 자금을 동원할 수 없도록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새롭게 배를 건조하는 신조 자금인 선박펀드는 한진해운의 중고 선박들을 인수하는 입찰 자금으로 쓸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캠코도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를 위한 입찰자금으로 캠코선박펀드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캠코 관계자는 "한진해운 미주노선의 새 주인이 인수한 중고 선박을 캠코에 팔고 재임대하는 형식으로 펀드를 운영할 수는 있지만, 입찰 과정에선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캠코 선박펀드는 올해까지 2년째 운영중으로 4000억원의 자금 중 일부가 이미 사용되고 2000억여원 정도 수준의 자금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한 신조용 선박펀드 3조70000조원은 해운산업이 아닌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입한다.

다만 현대상선, 선주협회 등 주요 인수후보자들이 가장 욕심을 내고 있는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 터미널 인수를 위해 정부가 조성을 준비중인 '글로벌 해양 펀드' 자금의 투입 여지는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요청이 있을때 정부가 자금을 모으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현재까지 확보된 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10월31일 발표한 해운 경쟁력 강화방안중에서 해양플랜트 사업 지원을 위한 '글로벌 해양펀드'를 선사들의 항만 터미널 매입 등 국내외 인프라 투자에 가능하도록 개편해 일단 문호만 열어 놨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매각 입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선박펀드 자금의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자금력을 갖춘 사모펀드들의 입찰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구조조정을 끝낸 현대상선과 협회비로 운영되는 선주협회는 독자적인 자금 동원이 쉽지 않다.

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 입찰에 참여키로 한 5곳 중에서 사모펀드는 SM그룹과 한앤컴퍼니 등 2곳이다.
선주협회의 경우 제3의 사모펀드 자금을 끌어 들일 계획이다.

이 중 사모펀드 SM그룹은 탄탄한 자금력과 해운사를 인수한 경험까지 갖춰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손꼽히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SM그룹의 경우 대한해운을 인수한 뒤 좋은 경영실적까지 내고 있어 한진해운 북미 노선 인수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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