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 "현대상선 사이즈 작지만 치킨게임서 생존 가능"

      2016.11.08 15:40   수정 : 2016.11.08 16:13기사원문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왼쪽 두번째) 8일 '조선·해운업 동반 회생을 위한 정책제안 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다른 해운사들에 비해 작은 규모지만 생존할 수 있다."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사진)은 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선·해운업 동반 회생을 위한 정책제안 대토론회'에 참석해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충현 부사장은 "한 해운사가 아무리 300만TEU(1TEU=6m 컨테이너 1개)를 보유하고 있어도 각각의 배들이 경쟁력이 없으면 무너진다. 해운업 경쟁력은 전체 선복량이 아니라 선박 단위에서 갈린다"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도 선박별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적절한 전략을 수행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많은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원)타이밍이 늦어서도 안 되고 효과가 적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320만TEU, 현대상선은 45만TEU다.

이어 김 부사장은 해운업에 대한 인식변화를 부탁했다. 그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류대란으로 인해 추가 선박을 투입했고 화주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운임이 적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했다"며 "현대상선은 추가 선박 투입으로 수익성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을 지게 됐는데도 '현대상선이 욕심을 부린다' '현대상선 때문에 운임이 올랐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다. 이런 인식으로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상선이 아니라 해운산업 특성을 먼저 이해해 줬으면 한다"며 "남미 같은 겨우 국적선사 없는 경우 운임이 500달러에서 하루아침에 3000달러로 오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자율협약 조건 중 하나였던 얼라이언스 가입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면서도 "(2M가입을 위해) 현재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가입이 늦어지는 이유는, 얼라이언스는 협력하는 관계이자 동시에 경쟁자로 내년과 내후년 수율을 가지고 다투고 있다. 굉장히 치열한 게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최종 계약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상선 사외이사인 전준수 서강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 해운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모든 해운사들이 대형선박 확보를 통해 가격을 다운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그 패러다임에 들어가기 보다는 상품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1만3000TEU선박을 확보한 후 현재 16~18노트 가량의 운항 속도를 23~24노트까지 올리고 필요 없는 기항지를 줄여 거리를 30% 단축하면 많은 화주들이 현대상선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충현 부사장은 "내부에서 굉장히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머스크가 주도하는 2차 치킨게임이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 맞추며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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