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트럼프 후보 당선, 한국 수출전선 빨간불...비상체제 돌입

      2016.11.09 16:45   수정 : 2016.11.09 16:45기사원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와 클린턴 후보 모두 무역정책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걸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내건 트럼프의 수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국 차기 행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대미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트럼프의 무역정책 공약들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입법과정을 거쳐 현실화될지가 최대 변수다. 미국 경제 역시 정책 불활실성에 따른 리스크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미국 패권주의 강화를 위한 글로벌 정치공학과 경제·안보 등 복잡한 셈법으로 공약이 100% 이행되긴 쉽지 않아 트럼프 쇼크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출시장 먹구름...일부 비상체제 돌입
9일(한국시간)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그동안 한미 FTA·북미자유무역협정(NAFTA),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 등 이미 체결 했거나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폐지 또는 강력한 재협상 요구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충격파는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지만 뾰족한 대응마련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IT업계는 가전과 핸드폰 등 주요 수출 품목 타격을 우려해 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분석과 함께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전선업계도 비상이다. "미국향이 전체 수출의 큰 부분의 차지해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내부적으로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갖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바마에 연간 60만대 생산능력의 공장을 준공해 가동중이다. 문제는 기아차가 지난 9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멕시코공장이다. 미국과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멕시코에서 수입한 완성차에 관세를 물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공약대로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 탈퇴하면 기아차 멕시코공장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에 단기적 관점에선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강세에 따른 유가하락 영향이 중장기적으론 제한적이고,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에선 환경규제 폐지와 화석연료 산업 부양을 내걸어 반사이익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트럼프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공언했던 클린턴에 맞섰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는 세제 혜택 축소 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무역공약 100% 이행 '쉽지않아'
관건은 트럼프가 대선과정에서 제시한 무역정책 공약들이 과연 얼만큼 현실화될 수 있느냐다. 오바마도 대선 공약을 100% 실행하지 못했을 만큼 넘어야할 산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일제히 우려를 쏟아내고 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한 트럼프의 오버 액션도 계산에 넣어야한다.
한미 FTA·북미자유무역협정 등을 깨면 미국 기업들도 힘들어지긴 마찬가지"라며 "트럼프 자신도 기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정책 공약을 무리하게 밀어부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이벤트나 뉴스에 굉장히 시장이 출렁이고 공포심이 훨씬 강하게 작용해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하지만 실제로 트럼프가 얘기했던 것을 반영하려면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반대파를 설득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부분들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조지민 안태호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