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내각' 보수코드 맞는 적임자는

      2016.11.11 15:29   수정 : 2016.11.11 15:29기사원문
【서울·로스앤젤레스=정상균 기자 서혜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원회가 차기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은 내년 1월20일이다. 70여일이 남았는데, 이 기간 연방정부 및 대통령 산하기간 4000여곳의 민주당 인사를 대거 물갈이할 방침이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과 가족, 대선 승리에 공로를 세운 전·현직 공화당 인사들이 요직에 대거 기용될 게 확실시된다. 트럼프 1기 내각에 참여할 인사의 면면은 트럼프의 정책을 대변한다.
'보호주의' '미국 우선주의'에 걸맞는 보수 색깔을 명확히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국무, 법무, 국방, 재무 등 내각 핵심 각료에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깅리치, 줄리아나, 크리스티는 이번 대선전 시작부터 끝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트럼프를 도운 인사다.

트럼프 내각에 어떤 인물이 포진할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정책'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에 입성할 41명의 '트럼프 1기 내각 예상 리스트'를 뽑아 보도하기도 했다. 이를 종합하면 국무장관에는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깅리치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깅리치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이기도 했다. 줄리아나는 법무와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군에 올라 있다.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은 국무, 법무, 국방장관 후보로 모두 거론되고 있다. 또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 짐 탤런트 전 상원의원, 덩컨 헌터(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도 거론된다.

'트럼프노믹스(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을 의미)'를 이끌 재무장관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부상하고 있다. 이날 CNBC는 트럼프 측근들의 발언을 근거로 "금융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다이먼이 트럼프 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이먼은 고액 연봉(2000만달러)을 받는 성공한 은행가다. 진보 성향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금융규제 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특히 다이먼은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금리를 올릴 시점이라는 매파성 발언을 한 것도 트럼프와 코드가 맞다.

앞서 대선 과정에서 재무장관 후보 이름이 오르내린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을 비롯, 헤지펀드 투자자 스티븐 너친, 젭 헨슬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공화당)도 하마평에 올랐다. 너친은 트럼프 캠프의 재무책임자를 맡았었다. 헨슬링은 금융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 개정을 강력하게 주장한 인물이다.

다만 고령(80세)의 아이칸과 다이먼은 "자신이 재무장관에 적절하지 않고 흥미가 없다"며 고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백악관 참모에는 트럼프 캠프 인물들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백악관 초대 비서실장이 누가 될지다. 비서실장은 '트럼프의 복심'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물망에 오르내리는 비서실장 후보는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트럼프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한 스티브 배넌,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등이다. CNN, NYT 등은 "배넌이 비서실장으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배넌은 불법 이민자 추방 등 보수 성향의 강성 공약을 주도한 인물로 전해진다. 프리버스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인물이다. 정치기반이 약한 트럼프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핵심 장관후보이기도 한 깅리치, 줄리아니, 크리스티 '트럼프 측근 3인방'은 비서실장 후보에도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켈리엔 콘웨이 선거대책본부장은 트럼프 정부 대변인으로, 이방카의 측근인 캠프 대변인 호프 힉스는 부대변인으로 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트럼프 가족 중에 누가 백악관 요직을 맡을 지도 관심거리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은 트럼프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시너다. 쿠시너는 이날 트럼프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도 동행했다. 미국 언론들은 쿠시너가 현 백악관 비서실장인 데니스 맥도너와 함께 백악관 뜰에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그를 백악관 비서실장의 유력후보로 지목했다. 올해 35세인 쿠슈너는 트럼프 진영의 최고 실세이자 정치적 야심이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09년 이방카와 결혼했으며, 뉴욕 맨해튼 최고가 빌딩을 사들이는 등 트럼프처럼 부동산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2006년 주간지 '뉴욕옵서버'를 인수, 미디어 쪽으로도 발을 넓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백악관 옆 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차기 정부의 청사진 마련에 착수했다. 크리스티를 위원장으로 론 니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수석 고문이 인수위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국가안보), 데이비드 말파스, 빌 월튼 경제전문가(경제), 켄 블랙웰 전 오하이오주 국무장관(국내), 키스 켈로그 예비역 중장(국방) 등이 각 분야에서 책임자로 참여하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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