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뇌졸중센터, 전문의 24시간 대기- 닥터헬기 연계 '상시 골든타임 체제'
2016.11.15 17:17
수정 : 2016.11.28 20:16기사원문
뇌졸중은 우리나라 성인 사망원인 중 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요즘같이 기온이 뚝 떨어지는 시기에 고연령층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뇌졸중 환자는 연간 50만명 정도 발생한다. 뇌로 가는 혈관이 터져 '뇌출혈'이 생기거나 혈관이 막혀 '뇌경색'이 생겨 세포가 파괴되면서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뇌혈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뇌세포가 영향을 받기 전에 치료해야 한다. 그 시간이 4시간30분 정도이고 이를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뇌졸중 환자 위한 최적 치료시스템 구축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의 가천대 길병원의 뇌졸중센터는 시급을 다투는 뇌졸중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인구 300만명의 인천권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길병원은 뇌졸중 환자의 '골든타임'을 유지하기 위해 응급센터에 뇌졸중 환자전용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응급실에 뇌졸중 환자가 도착하면 전용핫라인을 통해 즉시 뇌졸중센터 소속 전문의료진에게 통보된다. 여기에 섬이 많은 지리적 특성에 맞춰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닥터헬기를 통해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는 응급이송체계를 갖췄다. 여기에 체계적인 진료 및 치료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닥터헬기를 통해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전문 의료진에게 미리 알린다. 의료진들은 협진을 통해 치료방법과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결정된 치료법을 환자가 도착하는 즉시 적용해 뇌 손상을 최소화하고 있다. '골든타임' 치료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다학제 진료로 맞춤형 서비스
유찬종 길병원 뇌졸중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닥터헬기 등의 하드웨어와 유관 부서(과)의 유기적인 협력체제,그리고 신속하고 우수한 진료 및 치료능력 등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최단 시간에 최적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길병원 뇌졸중센터는 신경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등 뇌질환 관련 3개과 전문의가 24시간 상주, '상시 골든타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다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의 4개과 전문의가 소속돼 다학제를 기반으로 환자 한 명에게 맞춤형 토털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 소속 전문의들은 매주 1회씩 정기적으로 모여 컨퍼런스를 열어 실제 뇌졸중 환자 사례를 토대로 각 과 전문의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한다.
이영배 길병원 뇌과학연구원 뇌혈관질환연구센터장(신경과)는 "길병원은 다학제 기반의 확고한 의료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 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며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환자가 방문해도 안정되고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톱3 연구중심병원' 역량결집
길병원 뇌졸중센터는 국내 톱3 연구중심병원인 길병원의 연구역량이 결집돼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뇌 연구기관인 길병원 뇌과학연구원에서 2006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초정밀 7.0T MRI를 이용해 뇌혈관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7.0T MRI는 기존 MRI로는 보지 못하는 미세혈관까지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혈전용해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와 미세침습수술에서 우수한 치료 성공률을 거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뇌혈관이 막힌 경우 병변을 뚫기 위해 혈전용해제를 투입하는 '약물 재개통술'이 사용된다. 이때 약물이 막힌 혈관을 재개통시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만큼 회복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 약물을 과다하게 투여할 경우에는 혈관 파열로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약물 재개통술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은 발생 4.5시간 내에 혈관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뇌동맥이 막힌 경우 혈관 안에 기구를 넣어 막힌 혈관이나 병변을 찾아 쌓여있는 혈전을 제거하고 약물을 투입해 혈관을 열어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뇌지주막하출혈이 온 경우는 비교적 큰 대뇌동맥의 꽈리가 터진 경우다. 이 때는 머리뼈를 열어서 병변 부위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에 따른 위험으로 환자 및 의료진 부담이 크다.
하지만 길병원 뇌졸중센터는 미세침습수술 및 코일 색전술로 이를 극복했다. 미세침습수술은 머리에 동전 500원짜리 크기의 구멍을 내고 수술을 하기 때문에 머리뼈를 조금 열어 터진 혈관을 봉합하는 혈관 결찰술이다. 따라서 기존 수술보다 환자의 통증이나 입원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코일 색전술은 사타구니에 5mm 정도의 작은 상처를 만들어 카테터를 삽입한 후 터진 혈관을 코일과 스텐트를 사용해 막는 방법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