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생물자원 전쟁.. 바이오업계 초비상

      2016.11.22 17:24   수정 : 2016.11.22 17:24기사원문
#.나고야의정서는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경제규모나 과학기술이 차이나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채택된 것이다. 생물자원을 제공하는 나라의 정부에 그 나라의 생물자원을 이용하겠다고 사전에 신청해 허가를 받도록 하고, 생물자원을 이용해 생산한 기술과 제품의 이익금의 일부를 생물자원 원산지 국가에 제공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약품이나 화장품 등을 만들때 원료로 쓰는 동물이나 식물에서 추출한 생물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원산지 국가와 나누도록한 '나고야의정서'를 도입,시행하는 국가들이 줄을 이으면서 생물자원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비상이 걸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을 활용해 생산한 제품의 판매수익을 원산국과 나누도록 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당사국간 합의조건에 따라 수입제한 등의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기업 대다수가 의정서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다 분쟁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비준절차도 지지부진해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크고 자칫 무역제재 등의 불이익 처분으로 인한 제약바이오산업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고야의정서는 50개국이 비준한 2014년 10월 공식 발효됐다. 관련업계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이익 공유비율을 1~3%로 잡을 때 바이오업계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최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나고야의정서 속속 시행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나고야의정서에는 92개국이 서명했으며 89개국이 비준 절차를 마친 상태에서 속속 시행에 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6월 의정서 내용이 담긴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연내 비준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생물자원 수입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지난 9월 나고야의정서를 비준하고 이르면 연내에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장 중국 원산의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바이오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의 해외생물자원 이용실태조사 결과 생물자원을 이용하는 바이오업체는 74개사로 54.4%에 달한다. 이 중 중국 원산의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기업이 51.4%로 유럽(43.2%),미국(31.1%) 등에 비해 월등히 많다.

천연물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특정 천연 원료가 필요한데 국내의 물동량만으로는 수요를 충당할 수 없어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설명이다. 글로벌 천연물신약 개발을 목표로 지경부 주관(현재는 산업통상자원부) 하에 구성된 '글로벌 선도 천연물신약 개발 사업'의 11개 프로젝트 중 6종류의 원생약은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

■업계.정부 대책 마련 '미적'

이처럼 나고야의정서가 바이오업계에 발등의 불로 떨어졌지만 기업과 정부의 대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 136개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나고야의정서 대응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8.8%인 12곳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나고야의정서 내용을 알고 있다는 기업도 55개로 40.5%에 머물렀다.


일부 제약사들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료를 국내산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산 연어로부터 재생활성물질인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제조하는 파마리서치프로덕트처럼 국내산 자원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나고야의정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차원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실제로 적용되는 기업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 등 관련 부처의 공조체제 구축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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