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구글 ‘인공지능 번역 시장’ 정면승부
2016.11.29 17:27
수정 : 2016.11.29 17:27기사원문
구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번역과 사진 서비스를 내놨다. AI가 자동으로 한글을 영어로 번역해주고 음성도 인식해 실시간으로 통역을 해준다. 사진도 주변 배경과 인물들을 자동으로 인식해 검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일단 국내시장에서 이미 AI번역 서비스를 내놓은 네이버의 '파파고'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대표 검색 사업자와 토종 1위 기업간 번역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전세계 이용자들이 언어장벽없이 소통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검색 사업자들의 번역 경쟁에 관심이 모인다.
구글코리아는 29일 서울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AI 혁신의 시대: 구글 포토와 구글 번역' 기자간담회를 열어 AI를 기반으로 진화한 구글 포토와 구글 번역 등을 소개했다.
■수능 영어 지문도 한글로 '척척'
이날 가장 눈길을 끈 서비스는 구글 번역이다. AI로 향상된 신경망 기계번역 기술이 소개됐다. 기존에는 문장 내 구문 단위로 번역하던 수준에서 진화해 인간의 언어 구사 방식과 유사하게 전체 문장을 번역해준다.
이날 시연에서는 최근 치러진 수능시험의 영어 지문에 대한 번역이 이뤄졌다. 구글번역기는 순식간에 한글로 번역된 지문을 보고 단숨에 문제의 정답까지 찾아냈다. 구글 관계자는 "신경망 기계번역 기술 도입으로 번역 오류가 최대 80%까지 줄었다"며 "문장을 단어나 문단별로 쪼개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 전체를 번역하고 실제 인간이 말하는 문장에 가깝도록 스스로 수정도 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글 번역은 텍스트 번역 뿐만 아니라 음성번역, 사진번역도 제공한다. 한국어로 얘기하면 자동으로 영어로 변환된 음성과 문장을 제시해준다. 아직 한국어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프랑스어로 적혀있는 메뉴판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보면 영어로 변환된 메뉴판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구글 번역 경쟁 더 치열해진다
일단 국내시장에서 구글과 네이버의 '번역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번역 서비스 '파파고'에 구글과 같은 신경망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파파고의 품질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특히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 많기 때문에 통번역 앱의 핵심인 일상생활 표현, 구어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12월 중에 중국어로 지원 언어를 확대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등 6개 언어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 검색, 옛날 종이 사진 디지털 변환도 손쉽게
아울러 구글은 지난해 5월 출시돼 1년만에 월 사용자 2억명을 기록한 구글의 사진관리 서비스 구글 포토도 AI와 만나 더욱 편리해졌다고 설명했다. 굳이 이용자가 사진을 분류하지 않아도 AI가 자동으로 사진을 분류해주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가운데 '에펠탑'이 저장돼 있다면 검색어로 '에펠탑'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사진을 검색해주는 것이다. 구글 관계자가 구글 포토에 '이세돌'이라고 검색하자 이세돌의 사진과 이세돌과 관련된 기사 사진이 검색됐다.
특히 이날 공개된 포토스캐너는 과거 필름 카메라로 찍은 아날로그(종이) 사진을 손쉽게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다. AI 기술이 스캔한 사진의 가장자리를 감지하고 이미지를 올바른 방향으로 회전까지 해준다.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