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협의체’ 걷어찬 민주당
2016.12.15 17:27
수정 : 2016.12.15 17:27기사원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이 15일 야권을 향해 '정당별 회동'을 역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혀서다.
다만 야권의 한 축은 국민의당은 여당의 내홍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두 야당 간 협치를 놓고 '간극'을 보였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날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 간 갈등 심화와 야권의 이정현 대표 불인정, 새 대표 격인 비상대책위원장 미선출 등 여당 대화 파트너 부재에 따라 일단 야당 대표와 개별적으로 만나서 국정운영 방향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정협의체 구성의 핵심 축인 집권 여당의 상황이 내분과 분열이 심화되면서 대화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우선 야당 대표들과 연쇄회동을 통해 현재의 교착정국 해소 방안과 최근 민생 현안을 논의하겠다는 게 권한대행 측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야당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와 대화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이고, 현 지도부가 21일 일괄사퇴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협상 파트너도 없어지게 됐다.
집권여당 대표가 없는 상황에서 야3당 대표와 한자리에 모일 경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및 한·일 정보보호협정 등 핵심정책을 비롯해 탄핵정국 등 다양한 정치 및 민생 현안을 둘러싼 야당의 동시다발적 협공이 예상되는 것도 권한대행 측이 이날 개별회동을 제안한 한 배경으로 보인다.
권한대행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각계 원로님들이 주신 국회와 정부의 소통확대에 관한 조언 등을 감안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거부'와 '수용'이라는 엇갈린 입장을 나타내면서 개별회동은 무산됐다.
민주당은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은 황교안 권한대행을 만나 각종 민생 현안을 놓고 협치 개념으로 논의하자는 것이었는데 개별 회동을 역제안한 것은 국회와의 대화를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회동을 통해 황 권한대행의 대정부질문 참석 압박과 함께 단순 권한대행 범위를 넘어선, 적극적인 국정운영은 초법적 통치권 남용이라는 점을 압박하려 했는데 황 권한대행이 회동 자체를 사실상 거부했다는 판단이다.
황 권한대행 측은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례가 없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황 권한대행과 당별 대표회동이 "임시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전제, "여야정협의체로 만나는 게 바람직하지만 새누리당의 친박 대표 때문에 안될 경우 황 권한대행이 각당과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동 형식'보다도 비상시국에 민생을 챙기기 위해선 여당 대화파트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정부와 야당 간 '최소한의' 정책협의 루트는 살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