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얼굴 보자" 방청객으로 법정 꽉차

      2016.12.19 17:35   수정 : 2016.12.19 17:35기사원문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등에 대한 재판이 열린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은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반영하듯 방청객으로 가득 찼다. 재판 시작 1시간 전부터 대법정 앞에는 2.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참석한 방청객들이 신분확인 절차를 위해 긴 줄을 섰다. 이날 법정을 찾은 채모씨(70)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근간을 무너뜨린 사람의 얼굴을 꼭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란스러웠던 대법정은 재판 시작 5분 전인 오후 2시5분이 되자 마른기침 소리만 들렸다. 재판 시간이 되자 방호원의 구령에 방청객은 모두 일어섰고,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와 2명의 배석판사가 입장했다.

이날 핵심 피고인인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의 참석은 불투명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은 공판기일과 달리 쟁점 등을 정리하는 준비기일에는 반드시 출석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씨는 성실하게 재판을 받겠다는 의지를 밝힌다며 재판 참여를 결정했다.
최씨는 수감번호 628번이 달린 흰색 수의를 입고 방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재판장에 들어섰다. 최씨는 헝클어진 머리를 고무줄로 묶었고,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최씨는 김 부장판사가 생년월일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자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말했다. 변호인단과 검찰 확인 때는 고개를 떨궜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본격 재판에 앞서 "우리 사회가 태극기와 촛불로 분열돼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다"며 "재판장님께서도 이 사건의 심각성과 역사적인 판단을 고려해 객관적으로 사실을 규명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최씨에게 제기된 11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최씨 역시 "독일에서 왔을 때는 어떤 벌이든 받겠다고 들어왔는데 들어온 날부터 너무 늦게까지 취조를 받아…"라며 말을 흐렸다.

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나갈 때쯤 검찰의 인권침해를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이미 기소한 피고인은 조사할 수 없는데도 검찰은 최씨를 계속 조사했다"며 "심지어 검찰 수사관을 영장도 없이 구치소로 보냈다. 이는 명백한 불법체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 측은 "검찰에서 강압 수사한 사실은 전혀 없다.
공소사실과 관련된 조사는 추가 확인된 증거가 있어 최씨의 동의 아래 한번 진행했다"며 "나머지 조사의 경우 공소사실과 관련되지 않은 김종 전 차관과 연루된 혐의였다"고 응수했다.

최씨는 재판장이 마지막 할말이 없느냐고 묻자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재판에서 성실하게 임하겠습니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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